▲ 지난 달 운영을 시작한 육민관중학교 등곡매점은 쉬는시간마다 학생들로 붐빈다. (사진제공: 육민관중학교)

육민관중, 지난달 등곡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문막고, 간이매점과 텃밭 농산물 판매 구상

학교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주에서는 지난 2017년 원주고등학교가 협동조합 '소쿱놀이'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 육민관중학교의 등곡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 인가를 받았다. 문막고등학교 역시 매점과 텃밭을 수입원으로 운영하는 학교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직원이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해 이끌어가는 학교협동조합은 학교 또는 교직원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학교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구성원 전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 운영 방식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난 달 최종 인가를 받은 육민관중학교 등곡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라정숙 학부모회장)은 매점이 없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설립하게 됐다. 학교 매점을 통해 공정거래 무역상품, 친환경 상품 등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며, 수익금은 학생들의 복지 및 장학사업을 지원한다. 사회적협동조합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 학생 및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교육을 실시했으며, 세부 설립 과정을 지원했다.

아침과 점심, 쉬는 시간마다 학부모와 교사가 번갈아가며 먹거리와 문구용품, 학교 비품 등을 판매한다. 학교 비품의 경우, 타 학교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저렴하게 구매해, 학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통해 수익을 남긴다.

육민관중학교는 최종 목표로 무인매점 운영을 꿈꾼다. 따로 매점에 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소비자 스스로 계산하고 이용하는 매점이다. 매점의 자율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은 학생들이 매점 이용을 통해 경제적 관념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까지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매점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다양한 장학사업에 지원된다. 자유학기제 및 현장학습 시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교통비 등을 지원하며, 예체능 전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창업 및 소셜벤쳐 동아리 육성도 지원한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소품들로 중고장터를 운영해 경제관념 형성과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수익금은 협동조합 운영에 보탠다.

또한, 기존 학생들과 학부모가 별도로 운영했던 텃밭운영 사업도 협동조합에서 같이 운영한다. 800여㎡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심어 학생들과 급식으로 나누며, 겨울철 김장채소를 재배해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나눔활동을 지원하는데 사업 규모와 인원을 확대했다.

이주일 교장은 "협동조합은 학교 관련 사안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모든 이들이 함께 의견을 내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운영을 위해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자율적으로 활동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막고등학교도 매점과 텃밭 수확물 판매를 수입원으로 하는 학교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간이 매점과 텃밭 농산물 판매를 위한 장터 운영을 준비 중이다. 협동조합 설립에 앞서 자율동아리를 운영해 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사업기반을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