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학생들은 지난 28일 교내에서 집회를 열고 역량강화선정에 대응한 과감한 투자를 학교 측에 촉구했다.

연세대학교가 마련한 정원감축 대응 혁신안을 원주캠퍼스 학생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인문예술대학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8일 교내에서 장례식 집회를 열었던 것. 연세대 이름이 쓰인 상여를 운반하며 학교의 위기를 환기시키고 재단의 투자를 촉구했다.

올해 원주캠퍼스는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돼 2021년까지 정원의 10%를 감축해야 한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학교 측은 삼일회계법인에 용역을 줘 혁신안을 마련 중이다. 최근 알려진 혁신안 내용은 ▷수평적 학사제도 개편으로서의 학과 구분 폐지 ▷수직적 개편으로서의 특성화 전공 육성 ▷캠퍼스 명·비전 변경 등이 담겨 있다.

2022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으로 모집 정원이 학과가 아닌 문이과 계열로 통합된다는 것이 골자다. 이 안을 두고 학교 내·외에서는 '결국 취업이 잘되는 학과나 특성화 학과를 중심으로 학교가 구조개편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이날 학생들은 "1차 혁신안은 순수 학문을 죽이는 기업의 논리"라며 "학생·교직원 등 구성원과의 소통없이 작성된 엉터리안"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투자 없이는 혁신도 없다"며 혁신 실현을 위한 재단의 투자를 촉구했다. 신촌 학생들과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있지만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도 요구했다.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원주캠퍼스 교육인프라 확충, 학생 복지 확대 등을 주장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역량강화대학 선정에 대한 교직원 책임 추궁도 제기됐다. 학원자주화 추진위원회 최지수 위원장은 "교육부 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4년제 대학 하위 25%에 속해있다"며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는 교직원에 있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량강화대학 선정이 연세대 자체 증빙자료 제출 미비 등에서 비롯됐다며 이는 전적으로 교직원의 책임이라는 것. 교직원 잘못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보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원주캠퍼스 차별 철폐와 학생 복지 증진, 학교 재단의 과감한 투자 등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도 집회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