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겸 소통하는 문화공간 '솔라 그라치아'를 개관한 김병호 교수.

갤러리 겸 소통공간…취지 공감 작가와 공유

김병호(전 강원미협 회장) 백석대 기독전문대학원 교수가 행구동 국형사 인근에 새로운 문화공간 '솔라 그라치아'를 개관했다.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갤러리 겸 관람객들과 만나 소통하는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운영 취지에 공감하는 작가들과 이 공간을 무료로 공유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솔라 그라치아(Sola Gratia)'는 라틴어로 '오직 은혜'라는 의미다. 실제로 주일에는 가족예배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지만 전시장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현대미술작가로 관람객과의 소통을 고민해 온 김 교수가 카페를 인수해 한 달 전 문을 열었다.

"그동안 18회의 개인전을 열었지만 보통 일주일이나 길어야 이주일 정도 작품을 전시하는 획일적인 전시 방식에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관람객들과의 소통은커녕 작품에 대한 피드백조차 제대로 듣기 힘든 현재의 전시환경과 구조를 개선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과거 유럽에서는 작가들이 자신의 아뜰리에를 개방해 소프트한 전시를 열고 관람객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면서 "개인 전시공간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관람객과 감성적이면서 지적 상상력을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꿈꿔 왔는데 그런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솔라 그라치아'"라고 말했다.     

40㎡ 남짓한 실내 공간에는 벽면마다 김 교수의 그림으로 가득하다. '일상성에 대한 77가지 예술적 진술'을 타이틀로 지난 9월 서울 인사아트센터와 방배동 J갤러리에서 선보인 작품들이다. 한쪽 테이블 위에는 김 교수가 직접 로스팅한 커피가 준비돼 있다.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커피를 즐기면서 그림을 관람하고, 작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 김 교수는 솔라 그라치아 개관을 기념해 '일상성에 대한 77가지 예술적 진술'을 타이틀로 지난 9월 서울 인사아트센터와 방배동 J갤러리에서 선보인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목재 데크로 이뤄진 160㎡ 크기 야외공간도 매력적이다. 사방이 크고 작은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어 시간이나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앞으로 소규모 공연이나 야외 조각전도 구상하고 있다.

처음부터 수익을 목적으로 마련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방식도 자유롭다. 학교 수업과 창작 작업 등으로 김 교수가 계속 상주할 수 없기도 하지만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객과 약속을 정하거나 도어록 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운영할 생각이다.

김 교수는 "사유의 공간이지만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취지에 공감하는 작가들에게는 무료로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현대미술을 주제로 시민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지역 예술가로서 내가 가진 지식과 재능으로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하면서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형사 입구 치악골프연습장 앞에 위치하고 있다. 방문 전 사전예약 필수. ▷문의: 010-9191-9148(김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