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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성 원주소상공인연합회장

새벽시장 개장·강원쌀농업협동조합 창립 주역 서연남 시민기자l승인2018.11.05l수정2018.11.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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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원주시민에게 자유상가와 중앙시장 사잇길은 직접 농사지은 신선한 채소를 값싸게 살 수 있는 공간이었다. 1980년대만 해도 원일로부터 평원로까지 이어지는 길은 새벽부터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찾아오는 농민이 100여 명이나 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노점상 단속이 심해지자 농민들은 8시30분만 되면 단속원을 피해 도망가기 바빴다. 당시 원주시 농민회 회장이었던 고오성(65) (사)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원주시지회장은 어떻게 하면 농민이 소비자를 좀 더 편안하게 만나 거래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때 만해도 강릉, 홍천 등 각 지역에서 농산물을 사러 왔다. 교통 혼잡 등의 이유로 단속이 심해지면서 언제까지 농민들이 쫓기듯 장사를 해야 하나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새벽시장 장소를 옮기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봉학교 밑을 생각했는데 당시 원주시 공무원이 접근성 등을 생각했을 때 지금의 자리가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 옮기게 됐다"며 24년 전을 추억했다.
 

 지금은 새벽시장이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만큼 유명해졌지만 당시엔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게 없었다. 장소를 옮기기 위해 원주시와 협의해야 하는데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수십 번 원주시를 찾아가 설득하고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1년여를 준비한 끝에 1994년 새벽시장 문을 열었다. 장소를 옮기자 새벽시장을 찾는 시민의 발길은 더 많아졌고 좋은 자리에서 더 많이 팔고 싶은 마음에 농민들의 자리싸움 또한 치열했다.

 새벽1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다 새벽4시 개장 시간에 문을 열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가다 보니 다쳤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동별로 구역을 나눠 연도별로 자리를 바꾸는 것이었다. 현재는 3개 구역으로 나눠 자리를 차지한다.
 

 고 회장에게 새벽시장은 자식 같은 존재다. 요즘도 아내와 새벽시장에서 상추, 쑥갓 등 쌈 채소류를 판매하는데 새벽2시면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한다. 판매는 주로 아내 원영춘 씨의 몫이다. 워낙 수단이 좋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단골도 꽤 많다. 쌈 채소가 가장 많이 판매될 때는 8월경으로 하루 100만 원 정도 번 적도 있다. 
 

 고 회장은 "새벽시장은 자신의 농산물을 홍보하고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그런데 점점 고령화 되고 있어 걱정이다. 젊은 농부들도 이 곳에 와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새벽시장이 자리 잡을 무렵 회장직을 내려놓은 고 회장이 한 일은 강원쌀농업협동조합 창립이었다. 강원도를 돌아다니며 1만6천500㎡이상 논을 갖고 있는 사람 200여 명을 설득했다. 쌀농사를 짓는 사람의 권리를 대변하고 소득 증대가 목표였다. 2년을 정성들인 결과 2004년 전국 최초로 창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도, 전라도에서도 같이 준비했지만 창립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발기인 총회가 있던 날 여기저기서 창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 무산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강원쌀협동조합은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사)전업농원주시연합회 회장을 했던 2001년에는 고 회장이 출품한 추청벼와 일품벼가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철원과 양구의 오대쌀을 앞지르기가 쉽지 않은데 고 회장이 해 낸 것이다. 원주쌀 명품화를 위해 손발을 걷어 부치고 나서면서 얻은 성과라 고 회장에게도 의미가 깊은 상이다.
 

 "단합만이 살 길이라고 믿었다. 흩어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새벽시장도 쌀농업협동조합도 농민이 사람답게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찾다보니 하게 된 것이다"는 고 회장.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녹록하지 만은 않았다. 사람들의 시기, 질투도 있었고 배신을 당하기도 했다. 사람을 믿고 사람을 위해 일을 했는데 사람에게 상처를 받으면서 힘든 시기도 보냈다.
 

 농사도 쉽지 않았다. 겨울에 하우스 8개 동에 상추를 심었는데 폭설이 내려 하우스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하루아침에 애써 키운 상추를 다 버려야 했고 채소 값 폭락으로 열무를 갈아엎은 적도 많다. 고 회장은 "시련이 있어야 전문가가 되는 것 같다. 몇 번의 고통을 이겨내고 나니 이겨낼 힘도 생기더라"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보면 힘만 들고 몸이 신나지 않아 병이 생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힘도 나고 모든 것이 재밌다"고 전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관련 책을 섭렵하고 있다는 고 회장은 (사)전업농강원도연합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태장1동자치위원장도 맡고 있다. "명상, 호흡 등을 통해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다"는 고 회장은 "앞으로 내가 할 일은 봉사밖에 안 남았다"고 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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