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유투브 인스타그램

창간기획: 원주시 마을기업의 현 주소

사업 아이템 한계… 전문성·인력부족 해결 과제 박수희 기자l승인2018.11.05l수정2018.11.05 11:4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강원문화발전소협동조합이 지난 6월 시청공원 일대에서 개최한 '쿨링 페스티벌'. 이틀 동안 4천명 넘게 축제장을 찾았다.

(사)서곡생태마을 지속가능한 농촌형 마을기업 성공모델
강원문화발전소, 청년 중심 운영으로 미래 대안 기대 높여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안으로 떠오른 마을기업 육성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았다. 마을기업이란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공동체 이익을 실현하는 마을 단위 기업을 말한다.

마을기업은 '기업'이라는 사업성 측면에서 수익창출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단순한 매출추이로 사업 성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는 마을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치가 지역의 공동체 문화 실현에 바탕을 둔 사회적경제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의 집중적인 육성으로 전국에서 1천514개의 마을기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1·2차 지원사업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전국적으로 휴·폐업하는 기업들이 발생하고 있다. 원주에서 운영 중인 10개의 마을기업 중 일부도 이 같은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 이에 이번 기획을 통해 원주 마을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성공 및 미래 비전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진정한 '자립형 마을기업' 모델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전문성 부족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
원주는 지난 2010년 토요영농조합법인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0개 마을기업이 운영 중이다. 도농복합도시라는 지역 특성을 기반으로 대부분 농촌형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나 가공제품을 판매하거나 농촌관광 체험관을 갖췄다.

하지만 비슷한 사업 아이템이 경쟁력을 떨어뜨리면서 마을기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어느 농촌에서나 구입하고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들은 사람들의 발길을 마을로 이끌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마을기업이 활발하게 지정되던 시기에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주춤한 것도 원인이다.

원주에서는 올해 2개 기업이 기업운영을 포기한다는 지정취소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 외에도 운영난을 겪거나 미운영되는 사례가 점차 늘면서 마을기업 육성사업이 정체기를 겪고 있다.

마을기업 운영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종사자들은 전문성과 경영성 부족을 꼽았다. 대부분 노인들로 구성된 주민들이 모여 사업을 운영하다보니 철저한 준비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기본적인 서류작업은 물론, 제품생산 외 상품판매, 마케팅 등에 대한  지식 없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제조 관련 마을기업 종사자는 "활발한 신제품개발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싶지만 식품관련 허가사항과 법적기준이 까다롭고 인증 받는 과정이 번거로워 운영에 한계를 느낀다"고 호소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청년층 등 젊은 인력이 농촌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인력고용 예산이 지원되는 사회적기업과 달리 마을기업에는 별도의 일자리 지원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력확보는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지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마을기업의 자립운영을 어렵게 한다. 행정안전부는 1·2차 사업 선정을 통해 각각 5천만 원과 3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데 지원이 끝나는 시점에서 주민들의 추가적인 자본금 투입이 없을 경우, 사업이 급격히 기울면서 존치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일부 마을에서는 지역공동체라는 가치 추구가 아닌 단순히 지원금을 받기 위해 사업성을 내세워 마을기업에 참여했다가 운영과정에서 주민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와해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농촌형 마을기업 성공모델, (사)서곡생태마을

▲ 판부면 서곡리의 대표 마을축제인 용수골 작은음악회.

판부면 서곡2·3·4리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사)서곡생태마을(이사장: 문병선)은 농촌형 마을기업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화합하며 '자립형 마을기업'을 실현하고 있는 모범답안과 같은 곳이다.

(사)서곡생태마을은 기존에 마을에서 운영되던 협동조합운동, 용수골작은음악회 등의 마을활동과 공동육아모임 소꿉마당, 참꽃어린이학교와 같은 자치 조직을 체계·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2011년 설립했다. 주민화합을 목표로 각 활동들을 연계하고,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며,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를 위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주민들은 도예, 목공, 공예 등 마을 동아리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체험 중심의 사업을 추진했다. 백운산자연휴양림 일대에서 유아를 대상으로 다양한 숲생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자연누리숲학교는 이후 협동조합을 설립해 독립할 정도로 자리잡았으며, 생활도자기 사업과 농업유통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성에서는 기대하는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간 진행한 생활문화 공동체만들기 사업은 마을 수익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마을주민의 수요조사를 토대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문화활동 위주의 마을 동아리 활동을 강화했으며, 마을대학과 카페를 설립하고 소식지 등을 발행해 주민들의 화합에 초점을 뒀다.

이 과정에서 (사)서곡생태마을은 주민 욕구에 따른 개인의 가치와 개성, 강점을 발굴했으며, 본인이 좋아하는 강점을 살린 비즈니스가 일의 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마을 커뮤니티 중심으로 진행되던 사업은 개인의 강점을 발굴해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형태로 리모델링됐다.

'농촌건강반장'은 이러한 주민들의 강점을 찾는 인재육성사업을 통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노인이 다른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는 노노케어 사업으로 농촌건강반장을 건강에 관심이 높고 의료분야에 재능이 있는 활동으로 간주해 자신의 강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복지·의료 사각지대인 농촌에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마을 커뮤니티의 요구를 수용하는 수준에서 지역 내 농촌, 청년, 경제에 대한 문제로 관심이 넓혀지면서 지역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2013년 말 원주 마을기업으로는 최초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올해 10회를 맞이한 용수골작은음악회는 서곡리의 대표 마을축제이자 주민화합의 결실을 뽐내는 자리이다. 모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1년 간 연습한 동아리활동의 성과를 선보이며 각자의 끼를 발산하는 시간을 갖는다. 용수골양귀비꽃축제가 외부관광객을 위한 수익성 사업이라면, 용수골작은음악회는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즐기는 무대로 주민화합이라는 마을기업의 궁극적 목표를 보여준다.

청년 인력 확보로 미래 마을기업 선도, 강원문화발전소협동조합

▲ 강원문화발전소협동조합이 지난 6월 시청공원 일대에서 개최한 '쿨링 페스티벌'. 이틀 동안 4천명 넘게 축제장을 찾았다.

주민들의 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 문제는 마을기업이 안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다. 올해 6월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강원문화발전소협동조합(대표: 한주이, 이하 강원문화발전소)은 인력문제의 대안이자 미래 마을기업의 방향을 제안하는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청년참여형 마을기업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기업에 젊고 유능한 청년자원을 보강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올해 첫 시행하는 시범사업이다. 도내에서는 강원문화발전소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지난 2016년 전문예술인, 지역 청년, 경력단절여성 등이 모여 설립한 강원문화발전소는 문화예술(실용디자인, 공공미술), 교육(문화예술강사 파견 및 육성), 기획(문화예술 프로그램 및 문화행사)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점인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예술가들의 문화활동, 청년 및 경력단절여성의 취업과 생활예술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한다.

강원문화발전소가 기존 마을기업과 다른 점은 지역 청년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지난 6월 시청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쿨링 페스티벌'은 청년들이 주최가 되어 체험, 전시,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행사로 이틀 동안 4천 명 이상이 축제장을 찾았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인 '업사이클 놀이터' 역시 만 20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업사이클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제품 제작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인력부족 문제는 청년참여형 마을기업 사업을 통해 청년인력 1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일자리사업에서 추가로 2명을 지원받아 해결했다. 이들의 청년고용이 원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 지역 기반의 도시형 마을기업이기 때문이다. 사무실이 위치한 중앙동은 구도심 중심으로 주변 동지역과 접근성이 뛰어나 읍·면지역에 편중된 농촌형 마을기업과 달리 청년들의 참여가 용이하다.

한주이 대표이사는 "강원문화발전소는 기존 마을기업의 획일화된 사업아이템에서 벗어나 사람이라는 자원으로 문화라는 재료를 활용해 무궁무진한 예술사업을 구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대상과 장소의 한계를 극복한 장점을 살려 지역청년을 주축으로 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을기업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립형 마을기업을 위해

마을기업은 궁극적으로 정부의 지원 종료 후에도 자생력을 갖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자립형 마을기업'을 꿈꾼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공동체 인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사업 모델을 갖춰야 한다. 현재 원주의 농촌형 마을기업들은 사업 아이템의 한계를 느끼며 정체기를 맞고 있다. 현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앞서 소개한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미래 비전을 갖출 수 있는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병선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마을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 모두가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지만 그들 중 열정을 가지고 사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누군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농촌상황의 해결책으로 청년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와 맞닿아있다. 다만, 청년인력 유치를 마을기업의 몫으로 떠밀지 말고 지자체에서 나서 청년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구성원들의 욕구와 욕망을 잘 그룹화시켜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공의 목적을 상기하고 주민화합을 위한 부가적인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농촌은 적은 유동인구로 구매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원활한 비즈니스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이다. 구조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업활동 시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사업성을 고려해 신중한 사업 아이템을 선택해 마을만의 경쟁력을 갖춘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에서는 마을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량적인 사업비 지원은 창의적인 새로운 모델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단순한 기업형 비즈니스가 아닌 활동형 비즈니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더불어 마을기업의 체계적 지원을 위해 지원센터와 같은 전문인력을 갖춘 조직 구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수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18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