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흥시 어린이안전체험관

사고·재해예방 목적인데 수익성만 따져

도로교통 특성화 안전체험관 조성사업이 한국도로공사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원주시와 한국도로공사는 문막읍에 도로교통 특성화 안전체험관과 신재생에너지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설을 도입함으로써 사회·자연재난 체험교육 시설을 마련하기로 한 것. 190억 원을 투입해 문막휴게소(인천방향) 뒤뜰(2만1천589㎡)을 매입하고, 4천360㎡ 규모의 체험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도로공사와 원주시 모두 이득이 되는 사업이어서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도로공사는 안전체험관 건립으로 문막휴게소 건물을 리모델링할 수 있었고, 원주시는 연간 22만여 명의 체험객을 원주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국비 확보가 난항에 빠지고 도로공사 임원진이 바뀌면서 체험관 조성사업은 흐지부지됐다. 안전체험관 사업비는 행정안전부 소방공동안전교부세를 통해 조성되는데 2016년에 이미 2020년 사업지가 확정돼 국비확보가 어려웠다.

원주시는 대신 행안부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받아 조성하려 했다. 이는 원주시가 체험관을 소유하는 조건이 붙어 도로공사와 협의가 필요했다. 운영수익은 도로공사가 가져가지만 130억 원을 투입하면서도 땅과 건물 명의를 원주시로 넘겨야해 도로공사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안전체험관 경제성 분석을 한 뒤 사업추진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56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도로공사가 너무 수익성에 연연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도로교통 안전체험관은 수익이 아닌 교통사고·재해예방 교육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문막읍번영회 관계자는 "공기업인 도로공사가 경영수익에 치중하면 사기업이나 다를 게 없다"며 "제천, 영월, 여주, 충주 등을 포괄할 수 있는 안전체험관을 돈으로만 따지고 있으니 매우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안전체험관이 조성되면 40여 명의 지역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체험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촉진된다는 점도 도로공사를 비판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