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따뚜소공연장에서 열린 '시월의 마지막 밤 가을음악회'.

시민·단체들이 재주와 열정으로 만드는 무대

가을 그리고 시월이다. 게다가 마지막 밤이다. 어느덧 중년이란 단어가 익숙한 세대에겐 묘한 울림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젊은 청춘들이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중년들은 이날이면 '어디 갈 곳이 없을까?' 괜시리 고민부터 하게 된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로 시작되는 시대를 풍미한 '불후의 명곡' 때문인지 '10월의 마지막 밤'은 가을 분위기와 맞물려 왠지 그냥 보내면 안 될 것 같은 문화적 코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원주출신 '국민 작사가' 고 박건호 선생이 이 곡을 쓰면서 오늘 같은 현상을 예견했을지 궁금하다.

원주에서도 매년 '시월의 마지막 밤' 가족과 부부와 친구들이 공통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2006년 박경리문학공원에서 개최한 '시월의 마지막 밤 가을콘서트'가 그 시작이었다. 매년 600~700명을 불러 모은 이 음악회가 2012년을 끝으로 중단되자 2013년부터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통기타친구들(회장: 김경숙)이 오는 31일 오후7시 따뚜소공연장에서 '시월의 마지막 밤 가을음악회'를 연다. 원주에서 활동하는 단체·동아리·예술인들이 서로의 재주와 열정만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행사다. 올해도 가족, 이웃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원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10월의 마지막 밤'을 선물한다.

'시월의 마지막 밤 가을콘서트'를 처음 기획한 고창영 강원도문화도민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통기타와 색소폰, 아코디언, 오카리나 연주 등이 이어진다. '기도' '여고시절' '꿈의 대화' '친구야' 등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음악들이다.

이금환·박복순 씨의 '창부타령'과 '뱃노래' 등 민요창, 한태용 씨의 대금연주, 임상순 원주시립합창단 단무장이 부르는 '잊혀진 계절'을 감상할 수 있다. 토지사랑회 이찬희 씨가 소설 '토지' 중 용이와 월선의 이별장면을 낭독하는 시간도 이어진다.

컵을 가지고 오면 따뜻한 차를 무료로 제공하며, 우천 시에도 진행한다. 쌀쌀한 기온을 염두해 따뜻한 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문의: 010-6710-3144(김경숙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