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로 인해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원주에서는 4곳에서 8건의 비리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에 전적으로 의지해왔던 학부모들은 자녀를 당장 보내지 않을 수도, 그렇다고 계속 보내기도 난감한 상황에서 분노와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사립유치원 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도내 유치원 감사 결과 24개 사립유치원에서 85건의 비리혐의가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춘천이 8곳에서 3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릉 3곳 11건, 원주 4곳 8건 순 이었다.

원주시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A 유치원의 경우, 교구교재비 반품 과정에서 반품대금을 유치원회계 계좌가 아닌 원장 개인 계좌로 받아 보관해오다 1년5개월이 지나 유치원 회계 계좌로 입금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방과후 강사와 버스기사 채용 시 성범죄경력조회를 미실시한 사실이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았다. 해당 유치원은 올해 초 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 단설인 B 유치원은 교사가 학부모에게 19회에 걸쳐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는 등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 교육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벌금 70만 원의 경징계를 받았다. 이밖에도 적발 대상 유치원은 유아 건강검진 실시, 유치원생활기록부 기재, 유치원운영위원회 운영 등에서 부적절하게 운영한 정황이 확인됐다.

하지만 앞으로 어린이집 감사 결과 등이 추가로 공개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살 자녀를 둔 학부모 C 씨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명단에 오르지 않았지만, 교육당국에서도 관리·감독을 허술하게 진행했다는 점에서 감사결과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유치원에서 지원금을 쓰기 위해 원장이 명품백을 구입하고 가족들과 외식을 즐겼다는 이야기들이 마냥 뜬소문은 아닌 듯하다"고 지적했다.

사립유치원 비리혐의 논란이 불거지자 도교육청은 지난 15일 긴급회의를 통해 비리혐의로 적발된 유치원을 실명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현재 4년 주기로 진행되는 사립유치원 감사를 3년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도내 108개 사립유치원 중 5학급 이상 규모 유치원 60곳에는 본청에 담당 감사관 3명을 편성하는 등 감사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9일부터 유치원 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해 신규 비리 신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 시·도교육청에 오는 25일까지 지난 5년 간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