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은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2014년 기준) 연간 360조7천억 원으로 전체 명목 국내총생산의 24.3%에 달하며, 1인당 기준액은 여성 1천76만 원, 남성 346만 원으로 평가된다는 통계자료를 내놓았습니다.
 

 단순히 '집안일'이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미 '가사노동'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시장'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 평가와 보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우리는 '노동'에 대한 가치 평가와 보상에 대하여 왜곡된 인식과 관행이 존재하였는데, 예컨대 지난해와 올해에 상당한 이슈가 되었던 아르바이트생과 병원 노동자들의 의 출·퇴근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자투리 노동시간에 대한 보상을 하지 않았던 '공짜 노동' 사례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고, SNS 등을 통한 퇴근 이후나 휴일의 노동또한 같은 범주의 사례라 할 것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의 시각에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사와 업무를 위해 조금 더 빨리 출근하고, 조금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이 당연한 미덕이라고 생각하거나, 이에 대한 보상을 운운하는 것은 회사라는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야멸찬 태도라고 폄하하였으며, 초과근로에 대한 보상을 청구하는 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째째하게 그런 것까지 청구하냐?'는 식의 태도를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라는 것은 근로자는 성실하게 노동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노동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채권-채무' 관계라는 기본 개념을 상기한다면 위에서 말한 기존의 시각은 '째째하게 그런 것도 안주었느냐?'라는 회사와 사용자에 대한 책임의 부과와 질책으로 전환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최근에 노동 이슈가 핵심 사회적 의제로 다루어지면서 진일보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만,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이전 시기 왜곡되어 형성된 '노동'에 대한 인식과 편견을 개선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이유민 노무법인 이우대표 공인노무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