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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함께 성경 낭독하며 주민화합

갈거리사랑촌 내 흥업천주교회 술미공소 박수희 기자l승인2018.10.08l수정2018.10.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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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민과 장애인들은 매주 일요일 예배 후 성경 낭독 시간을 갖는다.

흥업면 대안리 갈거리사랑촌에 위치한 흥업천주교회 술미공소(회장: 정문선)는 지역 신자들의 모임으로 운영되는 작은 시골교회다. 한 달에 한 번 파견된 신부가 예배를 주재하는 날을 제외하면 매주 일요일 신자들끼리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다.

1954년 설립된 술미공소는 낡고 오래된 교회였다. 이 곳을 찾는 신자는 일부 마을주민 밖에 없다 보니 노후된 시설을 보수하지 않아 이용하기 어려워졌다. 사정을 접한 갈거리사랑촌에서 17년 전 공소를 새로 짓고 마을주민들과 시설장애인들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40여 명의 신자들은 올해로 8년 째 주말 예배를 마치고 성경책 낭독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짧은 예배 후 차를 마시며 담소 나누는 시간을 가졌던 이들은 함께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고민하다 지난 2011년부터 성경책 읽기를 시작했다.

전체 신자 중 글을 아는 이들은 15명 내외. 70~80대 노인과 장애인들 중 한글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20~30분 간 성경책 읽기가 시작되면 낭랑한 목소리로 능숙하게 읽어 내려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더듬더듬 한 글자씩 고민하며 느릿하게 읽는 사람들까지 제각각의 속도로 낭독에 참여한다.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지만 각자의 읽기속도에 맞춰 차분히 기다려준다. 글을 모르는 이들은 뒤에서 조용히 경청하는 등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낭독을 즐긴다. 

보통이면 1년 동안 완독할 수 있는 읽기 스케줄이지만, 여기서는 일주일에 한 번 모여 천천히 읽다 보니 7년 만인 지난해 신·구약 성서를 완독했다. 이들은 다 함께 이룬 소정의 목표 달성을 자축하기 위해 떡을 돌리고 식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술미공소 신자들은 올해부터 다시 성경읽기를 시작했다. 더듬거리면서 읽기 힘들어하던 이들도 낭독 8년 차에 접어들면서 눈에 띠게 실력이 늘었다. 한 단락씩 매끄럽게 읽는 속도가 제법 듣기 편해진 것이다.

매주 예배 후 진행되는 낭독은 주민들과 장애인들 모두에게 소통의 시간이 되었다. 특히, 장애인 보호시설은 외부인과 접촉하는 일이 거의 드문 폐쇄시설이다. 예배 후 성경책을 읽으며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이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또한, 꾸준한 읽기를 통해 낭독실력이 향상된 장애인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곽병은 술미공소 총무는 "장애인보호시설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는 일부 지역과 달리 술미공소에서 주민들과 장애인이 함께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소통하는 모습은 사회통합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활동" 이라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낭독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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