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초여름 부산에서 열렸던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포럼'에서는 원주가 준비하고 있는 창의도시의 전제조건으로 "지금까지 잘해왔던 문학부문의 활동에 더해 네트워크 도시로 가입하면 유네스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어떻게 기여하고 활동을 통해 도시가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기제로 활용할 것인지를 제출해야 된다"고 강조하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업무를 담당하는 지역문화과장과 민간 대한민국문화수도추진위원장도 참석하여 향후 도시에 있어 문화의 중요성과 문화도시 정책방향에 대한 발제도 있었다.
 

 이번 여름에는 국토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공모, 문화도시조성 공모사업이 있었다. 공통적인 의제는 도시재생의 경우 하드웨어의 재생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채워나가 지역의 활성화로 연결시키는 인력과 콘텐츠 즉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문화도시의 경우도 기존의 문화예술정책에서 문화도시 정책으로 정책의 지향점이 바뀌고 있다.

 결국 기존의 문화도시 사업과 도시재생사업, 창의도시사업은 어느 한 부분만 잘하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큰 시각을 가지고 통섭과 융합적인 사고와 문화가 기저에 깔려 사회, 경제, 환경에 지속성을 갖도록 기반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시민들에게는 문화가 일상이 되고, 예술가들에겐 문화로 생활이 되고, 관광객에게는 문화가 매력적인 도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원주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 문화도시사업,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화도시 브랜드를 국내·외에서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큰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원주가 아직 가보지 않았던 문화도시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가는 길, 시민들의 관심과 문화예술인, 문학인들의 관심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타 장르와의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유네스코에서는 창의도시를 추진함에 있어 타 장르와의 융합적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원주에서도 문학 외에 음악, 영화, 공예 등 타 장르와의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둘째, 문화적 다양성의 추구가 필요하다. 유네스코 본부가 창의도시네트워크를 추진하는 이유도 결국 승자독식 시대에서 벗어나 중소도시의 문화정체성과 문화창의성, 문화다양성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문화적으로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원주에서도 포용성을 목표로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적인 접근,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들에게 어떻게 문학을 접하게 하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우리의 문학이나 출신국의 문학을 공유할 수 있게 할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셋째, 문학부문에 대한 지원과 타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노력은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같이 추진해 가야한다. 그래서 예산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더 많은 문화예술분야의 예산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새롭게 타 분야와의 융합 활동,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활동 등의 예산지원도 필요하다.
 

 넷째,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문화와 문학을 접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서관을 '생활인프라'라고 명명하고 '생활사회간접자본(SOC)'이라고 한 서울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 사례를 보았듯이 골목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인프라의 확충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원주에서 일상적으로 어떻게 문학을 만나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원주는 협동조합과 생명사상의 발상지로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으로 대표되는 시민사회가 지니고 있는 특성인 '참여' '창의' '지속' '포용'을 추구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제 이러한 도시의 자산을 '문화와 도시발전(사회·경제·환경)의 지속가능한 같이 진화 발전하는 도시'로  34만5천 명의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목표를 설정하여 문화도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