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오는 2045년을 겨냥한 '원주비전 2045 장기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한다고 한다. 원주비전 시리즈는 원창묵 시장이 2010년 첫 취임 후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원주시 공무원들로야실무기획단을 꾸려 지난 2011년 원주비전 2020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매년 수정판을 내다 지난해 원주비전 2026 장기발전연동계획을 수립했다. 원주비전 2045 장기발전종합계획은 이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약 30년 뒤를 고려한 원주비전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동기를 유발한다. 목표지점을 향해 곧게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규합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 종합계획은 향후 30년간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략산업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또 다른 한 축이 걸린다. '인구 100만 광역 행복도시 원주' 달성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이다. 물론 인구 100만은 상징적인 의미일 수 있다. 30년 후 성장해 있을 도시규모를 표현한 문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목에 가시처럼 걸리는 건 인구수가 마치 도시발전의 상징처럼 비춰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현실과 너무나 큰 괴리를 보인다. 강원도에서 추계한 2035년 원주시 인구는 36만2천204명이었다. 향후 17년 동안 고작 1만6천400명가량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절벽이 점점 심화되는 결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나마 도내 타 도시에 비하면 원주시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강릉, 태백, 삼척 등은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상황이 이러할 진데 인구 100만의 광역도시 건설은 현실을 도외시한 목표이다.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지면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한 인구 100만의 광역도시에서 살면 지금보다 행복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사회기반시설은 인구 증가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국가적인 이벤트가 아니고서는 사회기반시설 설치속도는 느리다. 혁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급성장한 원주의 현실이 이를 반영한다.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교통체증을 몸으로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도로 확장은 거북이걸음을 하는 수준이다. 기업도시도 마찬가지다. 기업도시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지정면 인구수가 널뛰기를 하고 있지만 편의시설 확충은 하세월이다.
 

 따라서 원주비전은 현실을 기반으로 미래상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도시개발 계획과 더불어 도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원주비전의 궁극적 목표는 원주시민의 행복에 있기 때문이다. 풍족한 삶 못지않게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가 제시되길 바란다.
 

 원주비전은 도식적인 도시기본계획과 달리 유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문학적 가치도 얼마든지 부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재 원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