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충주댐 방류로 침수피해가 발생한 부론면 정산리 농경지.

한강수계기금으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해야

부론면 정산리 남한강 변은 집중 호우가 발생할 때마다 수십㏊의 농경지가 물에 잠긴다. 지난 4일 남한강 상류인 충주댐과 괴산댐이 댐 수문을 열자 올해도 남한강 변은 물바다가 됐다. 피해 면적은 12㏊. 농민들은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일 한국수자원공사는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충주댐을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방류 규모는 초당 5천 톤. 충북 괴산댐도 전체 7개 수문 높이를 35m까지 올려 댐 수위를 낮추기 시작했다. 문제는 충주·괴산 댐이 수문을 개방하면서 남한강변 일대가 물바다가 되었다는 점이다.

정산리의 20여 농가가 재배한 양배추, 단무지 등은 순식간에 떠내려갔다. 정산리 주민 신모 씨는 "전날 만해도 날이 맑아 인부를 사서 양배추를 식재했다"며 "4일 불어 닥친 물로 땀 흘려 농사지은 게 모두 헛수고가 됐다"고 말했다. 3만3천여㎡에 채소류를 재배한 신 씨의 피해액은 약 2천만 원이다.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마다 수천만 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20여 농가의 피해액을 모두 합하면 이번 댐 개방으로 인한 피해액은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심각하자 원주시는 근본 해결책 마련에 힘썼다. 남한강변 사유지를 정부에서 매입해달라고 촉구한 것.

정산리, 단강리 등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매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4대강 시설이 포함된 단강리 일부 부지만 매입하는데 그쳤다. 해당지역이 4대강 자전거 길과 쉼터 조성 사업에 필요했기 때문이다.

2011년 농경지 침수 당시 피해규모는 20여㏊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피해 면적은 12㏊로 줄어 부지 매입 효과를 봤다. 하지만 정부가 전체 부지 매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정산리 주민들은 매년 침수 피해를 당하고 있다.

정산리 농민들은 한강수계기금 주민지원 사업비 중 일부를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할 계획이다. 보험에 가입하면 농경지가 수몰되어도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지원 사업의 경우 개별지원이 불가능해 정부가 정산리 주민 요구를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원주시 관계자는 "주민 지원사업비 지출 용도에 개별 보험 가입은 맞지 않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면 건의해 보겠지만 실현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