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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도정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위반

재개발·재건축 기초조사 외면 최다니엘 기자l승인2018.08.27l수정2018.08.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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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법이 정한 기초조사를 하지 않았다.

도정법 시행령 7조, 지자체장 의무사항으로 명시
원주시, 관련법 잘못 해석해 기초조사 시행 전무
일부 주민, 행정심판 준비…수백억 소송 가능성도 

민간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 시 원주시가 의무적으로 해야 할 기초조사 활동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에 따라서는 수백억 원의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다. 이 법 시행령 7조 2항에 의하면 '시장·군수·구청장은 정비계획을 입안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조사해 법이 정한 요건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을 지정하기 전 원주시가 ▷주민 또는 산업의 현황 ▷토지 및 건축물의  이용과 소유현황 ▷도시·군계획시설 및 정비기반시설의 설치 현황 ▷정비구역 및 주변지역의 교통상황

▷토지 및 건축물의 가격과 임대차 현황 ▷정비사업의 시행계획 및 시행방법 등에 대한 주민 의견 ▷그 밖에 시·도 조례로 정한 사항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 

기초조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원주시가 시행하는 절차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원주시는 사업적정성 여부를 조사하고 정비구역 지정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향후 추진될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되거나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판단 기준을 마련해 놓는 것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원주에서 진행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원주시는 그 어떤 기초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에서 진행되는 총 8건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사업성이 부족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향후 수백억 원 대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A 씨는 "원동만 하더라도 다박골, 나래, 남산 등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모두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원주시가 기초조사를 수행했다면 수백억의 사업비를 투입하고도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태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원주시 재개발·재건축 현황. 원동주공아파트를 비롯해 8곳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원주시가 기초조사를 누락해 일부 시민은 원주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준비하고 있다.

법 해석 잘못…기초조사 누락
원주시가 기초조사를 누락한 이유는 담당공무원들이 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원동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은 원주시가 기초조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원주시는 도정법 제4조를 근거를 들며 '기초조사 시행이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관련 조항에는 '도지사가 대도시가 아닌 시로서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시에 대하여는 기본계획 수립을 아니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경우 기본계획 수립이 의무사항이지만 원주는 아니다"라며 "게다가 재건축 초기 절차인 안전조사 결과에 기초조사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중복 시행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도정법 시행령 '지자체장, 정비계획 입안 시 기초조사 통해 법적 요건 확인해야'
원주시 "대도시만 의무 원주는 배제"…국토부 "기초조사 의무사항…책자로 남겨야"

그러나 최근 원동주공아파트 주민이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기초조사는 원주시 의무사항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21일 민원 답신에서 '도정법 시행령 7조에 의해 지자체가 기조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그 결과를 책자 또는 CD로 보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원동주공아파트 한 주민은 "원주시가 원주 전체를 대상으로 수립하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과 개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초조사를 혼동한 것 같다"며 "국토부가 개별 사업에 대한 기초조사는 지자체장의 의무사항이라고 언급한 것만 보아도 원주시가 법 해석을 잘못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원동주공아파트

원동주공재건축사업 지연 불가피…타 사업 소급 적용은 미지수 
원주시는 국토부가 내린 유권해석 결과를 검토하고 향후 시정에 반영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럴 경우 원동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원주시가 기초조사를 시행한 후 추진해야 한다.

기초조사가 길어질 경우 1년 이상 사업이 지연이 될 수도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담당 1명과 담당자 1명이 원주시 재개발·재건축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며 "원주시에서 기초조사 내용을 모두 수행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기초조사를 시행하지 않은 다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해서는 기존 절차를 무효화하고 다시 시작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법에서도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소급 적용할 경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동주공아파트 일부 주민은 원주시가 기초조사부터 시행한 뒤 사업이 진행되도록 행정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를 토대로 다른 재개발·재건축사업 조합이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어, 향후 절차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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