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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읽기 봉사로 이어진 책읽기

말 더듬기 날 키워주고 채찍질 해준 선생님 같은 존재… 사회의 약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생겨나게 했던 인생의 큰 선물 곽병은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l승인2018.08.06l수정2018.08.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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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아침 성경책을 읽는다. 열댓 명이 둘러앉아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읽어 나간다. 1년에 다 읽게 짜여진 성경읽기 계획표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만 읽으니 책을 다 읽는데 7년이 조금 넘는다. 흥업 갈거리사랑촌 안에 있는 천주교 술미공소에서 성경읽기를 시작한 것이 8년이 넘어 벌써 한 번 다 읽고 두 번째 읽고 있다.

 대안리 마을 어르신들과 갈거리사랑촌 지적장애인들이 주일예절을 마치고 함께 돌아가면서 읽고 있다. 글씨를 전혀 모르는 마을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은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다. 어르신들이나 지적장애인들이 책 읽는 것이 더듬더듬 느리고 답답할 수 있으나 모두 이해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함께 한다. 덕가산 넘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은 따뜻하다.
 

 소리 내면서 한 명씩 읽으니 읽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혼자 속으로 읽는 것보다 책 내용이 마음에 더 와 닿는다. 우선 집중이 잘 되고 동시에 듣고 보고 말하고 하니 몇 배의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와 빠르기로 어떤 때는 신부님의 강론 같이 또 어떤 때는 친근한 친구의 목소리로 들려 재미가 있다. 그리고 7년이 지나 책 한 권이 다 끝났을 때는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도 대단했다. 먹을 것을 준비하여 작은 축하잔치도 했었다.
 

 시골 작은 공소에서의 성경읽기가 나한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낭독의 발견이랄까. 그래서 작년부터 책읽기 모임을 하게 되었다. 둘째 넷째 수요일 저녁 10여명이 중천도서관에 모여 김충렬 교수님의 책을 중심으로 책읽기를 하고 있고 첫째 셋째 수요일 저녁에는 중앙동 무위당기념관에서  장일순 선생님의 책을 중심으로 책읽기를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이시고 지역의 큰 선생님들이셨던 중천, 무위당 선생님의 강론을 다시 듣는 것 같은 즐거움에 빠지고 선생님의 사상에 더 가까기 다가가는 느낌을 갖는다. 이런 것이 원주에 사는 즐거움의 하나가 아닌가도 생각된다.
 

 그리고 일요일 가톨릭병원 호스피스병동에 가서 누워만 있는 와상환자에게 동화책을 읽어드린다. 가족의 문병이나 봉사자가 오지 않는 환자에게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가능한 동화책읽기 봉사를 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성문노인요양원에도 간다.
 

 나는 어려서 말을 많이 더듬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 때까지도 그랬다. 그래서 학생시절 책 읽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고 수업시간의 말할 수 없는 나만의 큰 고통이었다. 지금도 말하는 것이나 책 읽는 것이 더듬지 않고 부담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려서 학생시절 때보다는 많이 나아졌을 뿐이지 항상 내 마음속에 웅크려 앉아있다. 말 더듬는 것이 나한테 얼마나 큰 괴로움이었고 또 나의 성격발달과 삶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을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나를 키워주고 항상 채찍질 해준 선생님 같은 존재였고 사회의 약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생겨나게 했던 인생의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기도서를 읽으며 또 공소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성경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나의 말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졌고 지금은 이웃과 철학책읽기로 또 어르신 환자에게 동화책 읽어주기 봉사로 변해가고 있다. 큰 변신이다.


곽병은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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