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방학생활을 고민하던 중 기아자동차에서 주최하는 하모니원정대 봉사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차별 없는 여행지 만들기'를 주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제약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전국 각 지역의 관광지를 방문해 편의시설 및 여행코스 등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장애학생과 비 장애학생이 모여 여행을 계획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살면서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정말 멋지고 가슴 벅찬 경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5명으로 구성된 우리 팀은 홍천, 원주, 태백, 삼척 등 강원 남부지역을 맡았습니다. 장애와 비 장애를 넘어서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따듯한 하모니 여행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강원도 곳곳을 여행했지만 조사 기간 동안 여행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원주에서 한지테마파크, 원동성당, 돼지문화원, 강원감영, 반곡역사, 구룡사, 레일파크 등 7개 관광지를 방문했는데,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돼지문화원은 높은 경사로와 경계석 그리고 비포장도로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방문하기에는 힘든 시설이었습니다. 또한, 강원감영이나 구룡사와 반곡역은 장애인주차장이 없고, 비포장도로에다 경사가 급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레일파크와 원동성당은 장애인전용화장실 설치가 미비했습니다. 장애인전용시설이 가장 잘 된 관광지는 한지테마파크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원주의 관광지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기는 부담이 큰 관광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혼자 여행할 때는 이러한 것들이 장애요소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낮은 턱과 계단 그리고 경사로 등이 함께 여행을 간 휠체어 이용 장애학생에게는 이동하는데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저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과 가족들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번 조사가 장애인들이 여행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군 생활 이후 처음 찾는 원주에서 장애인이동권 실태조사를 하게 되며, 오랜만에 본 강원도를 느끼며 설레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 사회는 장애인이동권에 대해 무심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국민과 정부가 함께 차별 없는 여행지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이 절실합니다.
 

 이번 활동은 제가 한층 성숙할 수 있는 계기였으며, 과거에는 장애인 이동권에 관련해서 무심코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원주에서 조사했던 저의 경험을 함께 공유하며 원주 시민 여러분께서도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길 바랍니다.

송병권 전남대학교 4학년(광주광역시 거주)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