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오리골농요'는 비료나 거름 등이 부족해 산에서 '갈'을 뜯어 모를 심었던 시절에 불렀던 민요이다. 마을 대표가 주동이 되어 "오늘은 4월 소만(小滿) 날이니 치악산에 영보러 가세" 하면 주민 전체가 인근 치악산에 올라 갈을 뜯었다. 지게꾼이 산에 올라 갈을 뜯으면서 '신세타령'도 하고 막판에 큰 갈짐을 지고 내려오면서 '갈뜯기소리'도 불렀다. 때로는 쉬어가면서 '원주어리랑'을 부르기도 하였다. 뜯어 온 갈로 논에 거름을 내고 논을 갈아 모심기를 할 때는 '모심기소리'를, 김을 맬 때는 '단허리소리'를 불렀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위와 같은 농요를 부르면서 농사를 짓는 시대가 아니다. 농요의 전승 기반이 소실된 현재의 입장에서 원주시 오리골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농요를 연희작품으로 각색하였다. 그것이 바로 '원주 오리골농요'이다. 강원 영서 문화권역 전통민요의 가치를 지녔다.
 

 '원주오리골농요'는 2017년 제58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강원도대표로 참가하여 동상을 수상하였다. 연출과 지도는 원주어리랑보존회 남강연 회장이 맡았다. '원주 오리골농요'는 크게 다섯 과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과장(갈뜯기소리): 농부들은 지게를 지고 장단에 맞추어 기수, 풍물, 농부, 아낙, 잡색 순으로 입장한다. 지게목발 장단을 치며 치악산으로 갈을 뜯으러 올라가 '신세타령'도 하고 아낙들은 들에서 나물을 캐기도 한다. 큰 갈짐을 지고 일렬로 서서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갈뜯기 소리'를 부른다.
 

 제2과장(원주어리랑): 갈을 지고 내려오다가 지게를 내려놓고 쉬면서 원주어리랑을 부른다. 원주어리랑을 통해 원주시 곳곳의 지명과 자연풍광들이 전개되고, 사설에는 항일운동과 관련된 면도 포함된다.
 

 제3과장(모심기소리): 갈을 뜯어 논에 거름을 내고 모내기를 한다. 모를 들고 한 줄로 서서 모를 심는데 한사람이 '모심기소리'를 메기고 나머지 사람들은 받아가며 즐겁게 모를 심는다. 지게로 모를 날라 주기도 하고 아낙들도 도와주며 흥겨운 모심기 마당이 된다.
 

 제4과장(단허리소리): 모가 다 심어지면 호미를 들고 논매기를 시작하며, '단허리소리'를 부른다. 한사람이 가운데서 북을 치면서 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은 서서 논매기를 시작한다. 아낙들은 흥겨워 춤을 추며 함께 소리를 받아 흥을 돋운다.
 

 제5과장(풍년굿마당): '원주오리골농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풍년굿놀이를 하며 퇴장한다.
 

 '원주어리랑'을 포함한 오리골농요에 대한 전승 가치와 지역적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원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원주오리골농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전승의 맥락화를 높이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원주오리골농요 활성화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농요로서 무형자산의 정신문화적 가치를 제고하는데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주오리골농요의 미래지향적인 전승방향을 위해서는 심층적인 연구와 함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사업의 강화, 향토문화유산으로서 무형문화재 가치 정립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원주 정체성이 있는 오리골농요를 놀이연희로 계승하고 노동요. 유희요로서의 강점을 살린다면 전통적 민속문화를 창조적으로 문화콘텐츠화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우선 강원도문화재 등재에 집중해야 한다. 원주시 대표 무형문화유산으로 각인시켜야 한다. 충분한 고증과 지속적인 여건 조성, 원주시의 재정 지원, 관계자들의 공동체 의지가 필요하다. 농요의 독창성을 부각하는 학술사업과 현재까지 종합백서 발간, 시민공감대 형성, 일자리 창출의 비전 제시, 문화권을 넘어서는 공감대 마련 등 일련의 사업들이 공정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창식 아시아강원민속학 회장.세명대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