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관공원 맹꽁이

  원주시내에 맹꽁이가 서식하는 곳이 있다. 바로 단관근린공원 무공탑 옆 텃밭이다. 매년 여름 장마철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지면 그곳에서 맹꽁이가 운다. 그런데 그 울음소리가 점점 힘없이 들리고 슬프게 들린다. 맹꽁이가 가족의 최후를 예감하고 있는 듯하다.
 

 얼마 전 감자를 캐다가 덩치 큰 생명체가 보이기에 맹꽁이임을 금방 알아챘다. 그런데, 늙어서 그런지 동작이 매우 둔했다. 사진 한 번 찍고 땅을 파고 고이 넣어 주었다. 필자는 이 땅에서 십 수년째 주말농장을 하고 있다. 어느 관공서 땅인 줄만 알았지, 누가 한 번이라도 나와서 지으라 말라 한 적이 없어서 초창기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 비가 오면 물웅덩이가 제법 생겨서 맹꽁이가 요란하게 울어댔고, 김을 매다가 땅 속에서 맹꽁이가 빼꼼히 올려다보더니 쏙 들어가 버린 일도 있었다. 그러다 웅덩이 있는 곳을 다른 사람이 밭으로 만들면서 웅덩이가 볼품없게 되어 버렸다.
 

 맹꽁이는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연중 땅 속에 서식하며, 야간에 땅 위로 나와 포식활동을 하고, 6월경의 우기에 물가에 모여 산란하는데, 산란은 보통 밤에 하지만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는 낮에도 수컷이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한다. 이러한 습성으로 인해 산란 시기 외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알은 28∼30시간이면 부화하며, 30일 후에 개구리가 될 정도로 다른 개구리에 비해 빠른 변태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이곳의 상황은 맹꽁이들에게 매우 위급한 실정이다. 장마철에 잠깐 동안 만들어져 고여 있는 물웅덩이로는 산란도 번식도 불가능해 보인다. 점점 맹꽁이 울음소리가 희미해져 간다. 하루 빨리 당국의 관심과 서식지 보전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설령 내가 주말농장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김진수(태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