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위원장: 이재용)가 상임위 첫날부터 집행부와 기싸움을 벌였다. 건도위 소속 시의원들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집행부측에서는 "사실상 집행부를 길들이기 위한 군기잡기 아니냐"는 반응이다.

건도위는 지난 17일 3개 조례안 등을 처리한 뒤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집행부에 일정 및 순서변경을 요구하며, 정회를 선언했다. 원주시의회 의사일정에 따르면 건도위는 이날 조례안, 동의안 등을 심의한 뒤 18일과 19일 안전건설국을 시작으로 창조도시사업단, 상하수도사업소 순으로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원들이 업무보고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조례안부터 처리할 수는 없다면서 의사일정 변경을 요구했다. A 의원은 "의원들이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심의부터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며 "그동안은 관행적으로 부의된 안건을 먼저 처리하고 업무보고를 받았지만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건도위는 의원들의 뜻에 따라 의사일정을 변경, 18일과 19일 주요 업무보고를 받은 뒤 19일 오후 부의된 안건을 심의했다.

이와 관련 의회 안팎에서는 "업무보고 후 의안심사라는 의원들의 주장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 이면에는 개원 초부터 집행부를 길들이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3개 상임위 중 건도위를 제외한 2개 상임위는 예정대로 의사일정을 진행한데다 사전에 의회 운영위원회에서 검토한 의사일정을 상임위 개회 당일에서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건도위에는 초선의원이 1명으로 3개 상임위 중 다선의원이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다는 점에서 내용파악을 하지 못해 의안심사를 할 수 없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모 공무원은 "의안심사와 관련된 자료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해당 상임위 의원들에게 미리 제출된다"며 "업무보고를 받아야 의안심사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사실상 핑계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