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창묵 시장은 민선7기 주요 운용방침을 경제활성화로 정했다.

원창묵 시장, 민선7기 시정 '경제활성화' 강조
고용상황 악화·주력산업 부진 등 문제점 산적

민선7기 원주시정이 내달 시작된다. 원창묵 시장은 일자리가 넘치는 수도권 경제도시, 천만 관광객이 찾는 문화관광 제일 도시 등을 민선7기 주요 운영방침으로 정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정의 주축으로 삼은 것인데, 이를 위해선 산적한 경제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산업이 활기를 띠어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가계 경제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원주는 고용시장 악화와 주력산업 부진으로 경제가 위축된 상태다. 농업은 생산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고, 출렁다리를 위시한 관광산업도 둔화 조짐이 눈에 띈다. 민선7기 집행부가 풀어나가야 할 지역경제 난맥상을 진단해 보았다.  

실업자 증가·3040세대 이탈 가속…기업투자 및 유치 감소

작년 말 원주시 실업률은 4.4%로 도내 시지역 평균 실업률 3%보다 1.4%p 높았다. 통계청 공식 수치상 강원도 전체 실업자 수는 1만7천100명이었는데 이 중 7천600명(44%)이 원주시민이었다.

실업자 수 증가는 취업자의 두 배 속도로 빨랐다. 2017년 하반기 취업자 수는 16만5천900명으로 2016년 하반기보다 1천800명 증가했다. 반면 실업자 수는 동기간 3천600명이 증가해 취업자의 두 배를 기록했다.

▲ 2016년 하반기 이후 원주는 고용률은 감소하고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취업의 질도 문제였다.

2016년 말 대비 지난 5월 도내 임금근로자 수는 5만 명이 늘어났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2만8천여 명이 임시직과 일용직에 취직했다. 고용은 더디고 실업자 수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원주 특성상, 임시·일용직 증가는 원주에서 가장 심했을 것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이 때문인지 지역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3040세대는 일자리 문제로 원주를 떠나고 있다(2018년 5월 28일 1면 '30∼40대 핵심동력, 원주 떠난다' 보도).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는 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존 사업체가 고용을 늘려야 가능하다. 하지만 원주시와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은 2017년 18건에서 올해 상반기 4건으로 감소했다.

의료기기산업 영세성…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조기 안착 필요

올해는 원주의료기기 산업이 20주년을 맞는 해이다. 지난해 원주의료기기 산업은 154개 업체에서 5천15명을 고용했다.

전국 생산의 11.4%, 수출은 14.6%를 차지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약 70%는 연 매출 10억 원 미만의 영세기업이다. 지금까지는 원주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선도했지만 향후 20년에도 주도할지는 미지수이다.

원주시는 의료기기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스마트기기가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이를 데이터로 활용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이를 위해 부론일반산업단지(이하 부론산단)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본산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도 국가산단으로 지정해 국가 4차 산업혁명 경쟁에 대비할 계획이다. 

문제는 기업투자와 유치이다. 부론산단은 2008년 일반산업단지 지정 후 10년이 지난 지난달에야 비로소 착공했다. 애초엔 첨단의료기기, 전기전자 등의 기업을 먼저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 사업 개시 10년 부론산단을 착공했지만 기업 투자가 미미한 상태이다.

하지만 산업단지가 착공도 안 된 상태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워 많은 시간이 허비됐다. 투자 의향서를 받지 못하니 금융 대출이 어려웠고 돈줄이 막히니 산단 조성이 지연됐던 것이다.

지난달 부론산단 조성하는 건설사들이 기반시설 착공에 들어가긴 했지만 기업유치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원주시는 산단 분양촉진을 위해 정부 지원우대지역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해외수출부진…수익감소 및 생산인력 감소

통계청에 의하면 2016년 말 원주 자동차부품 산업엔 53개 업체 3천739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현대·기아 등 완성차 업체에 3조2천205억 원 규모의 부품을 납품했다.

2014년 원주 GRDP 규모가 6조7천970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부품 산업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업이 휘청 이고 있다. 원주자동차부품 산업은 지난해 2억1천5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2억7천700만 달러와 비교해 22%나 감소한 액수다.

게다가 납품단가 인하, 원재료 가격 상승, 구형 모델용 부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업체들 이익은 갈수록 줄 것으로 보인다. 수출감소, 생산비 증가, 이익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자동차부품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속되는 투자 부담으로 만도의 경우 차입금이 2015년 1조원에서 지난해 1조2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2년 수백 명의 노동자가 직장을 잃은 깁스코리아 사태도 거슬러 올라가면 한라그룹 부도가 단초를 제공했다.

한편 자동차부품산업 종사자는 2014년 4천178명에서 2015년 4천322명까지 늘었으나 2016년 3천739명을 기록해 600명 가까이 줄었다. 

▲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4월을 정점으로 관광객 수가 줄고 있다.

출렁다리 관광객 감소…관광산업 활성화 모색

출렁다리는 올해 초 개통했다. 초기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개통 4개월 만에 100만 명이 다녀갔다.

하지만 지난 4월을 정점으로 방문객 수 감소를 기록 중이다. 출렁다리 관광객은 1월(11일 개통) 12만3천610명, 2월 19만4천849명, 3월 28만6천836명, 4월 33만2천245명, 5월 25만7천73명, 6월(19일까지) 13만8천462명을 기록했다.

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지방선거로 관광분위기가 침체됐고, 전국 축제가 5월에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돼 관광객이 분산된 측면도 있었다. 원주가 주목받자 타 지자체들이 앞 다퉈 출렁다리를 조성한 측면도 컸다.

5월 말 현재 50여 개의 출렁다리가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관광객 감소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출렁다리가 우후죽순 조성된 상태에서 원주에만 관광객이 몰리긴 어렵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소라계단, 절벽잔도, 유리다리 등을 설치하며 관광객 모객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은 2020년경에나 완공돼 당장 관광객 감소를 해결하기는 힘들다.

한편, 출렁다리 외에 원주를 대표하는 추가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주시는 원주 굽이길 조성사업, 판부면 금대리 또아리굴 관광자원화, 지정면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성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또아리굴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민간사업자 참여가 필수적이어서 투자자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농업기반 갈수록 약화…농업인 감소하고 수익도 하락

원주 농업인 수는 2011년 8천904호 농가, 2만4천687명에서 2016년에는 8천322호, 2만465명으로 감소했다. 고령화로 인한 자연감소, 농촌 이탈 등으로 농업인 수가 계속 줄고 있다.

농업인구 감소는 농업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농민회 이광원 준비위원장은 "현재 농업인 인구는 2만 명 수준이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10년 뒤엔 1만 명 수준이 될 것"이라며 "원주농업이 회생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마련해야만 10년 뒤 닥칠 농업 대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농업인 소득증진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산업 순수익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도내 10a당 쌀 생산비는 2015년 70만8천 원, 2016년 72만6천 원, 2017년 72만8천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수익은 36만4천 원, 23만7천 원, 21만9천 원으로 감소했다. 축산업 생산비도 지난해 달걀 14.7%, 비육돈 6.3%, 육우 5.6%, 송아지 3.3%, 비육우 2.2%, 우유 0.9% 순으로 증가했지만 순수익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이광원 위원장은 "젊은 세대들이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잘 먹고 잘사는 길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며 "민선7기를 맞아 원주시에서 농민과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도출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