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부터 시내버스 기사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벽지노선 운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7월 1일부터 시내버스 일부 노선의 운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이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7월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당 법정 근로시간은 68시간으로 단축된다.

개정된 근로기준법 특례업종에서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은 제외돼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토·일요일 중 하루는 휴무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은 68시간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관내 3개 시내버스 운수업체에 소속된 버스기사는 268명으로, 시내버스 166대를 운행하고 있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격복일제’로 근무함에 따라 월평균 17일간 운전대를 잡는다. 따라서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면 버스기사를 대폭 증원해야 한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이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데다 단기간 내 충원도 어려운 실정이다.

남는 카드는 운행노선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노선 결정이 전적으로 시내버스 운수회사 손에 달렸다는 점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운수회사에서 제출하는 노선 안을 검토해 개선안을 권고할 순 있지만 노선은 운수회사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노선이 중앙시장 일대로 몰리는 이유도 승객이 많아 돈이 되는 ‘황금노선’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승객이 적은 벽지노선은 원주시에서 손실보조금을 지급함에도 불구하고 운수회사에선 꺼리는 실정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선 조정에서 벽지노선 운행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버스기사들의 임금 하락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한 근무형태 적용을 통한 ‘현 운행수준 유지’와 ‘노동자 임금보전’ 등 노사정 합의내용이 잘 이행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혼란스런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노선 조정과 임금 하락이 맞물리면서 운수회사에서도 노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선이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버스기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버스 운수종사자 양성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2억3천만 원을 투입, 버스기사 60명을 양성하며, 내년부터 2020년까지는 20억 원을 투입, 400명을 추가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