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하고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최문순 도지사 당선자와 지지자들.

강원도민들은 바람은 강하고 원대한 '강원시대'로 모아졌다.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정창수 자유한국당 후보의 추격을 따돌리고 여유 있게 3선 고지에 올라섰다.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내리 야당 후보가 당선된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첫 여당 도지사 후보의 당선이다.

최 당선자는 보궐선거로 첫 도지사에 당선될 당시는 물론, 2014년 재선 때도 낮은 당 지지도와 조직력의 열세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 등에 힘입어 일찌감치 대세론을 굳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도내 18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절반이 넘는 11개 단체장을 배출하고,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주도한 도의회까지 과반 수 이상 의석을 확보, 앞으로 도정 수행에도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 여론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결과가 예견됐지만 도지사선거 개표과정은 싱거웠다. 투표일까지 섵부른 예단을 자제해 온 최 후보측 캠프도 오후6시 출구조사에서 최 후보가 66.6%로 33.4%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 후보를 33.2%p 차로 앞설 것으로 발표되자 환호성을 외치며 승리를 예감했다. 춘천 강원도당에서 개표과정을 지켜 본 최 당선자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 부인 이순우 여사,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등과 함께 승리를 자축하는 최문순 도지사 당선자.

최종 집계결과 최문순 후보는 64.73%인 51만8천447표를 득표, 28만2천456표(35.26%)를 얻는데 그친 정창수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두 후보 간의 표차는 23만5천991표였다. 최 후보는 원주에서도 도내 평균보다 높은 66.17%의 지지를 받았다.

정치학자들은 이번 도지사 선거 결과는 지난 10년간 다분히 보수적인 선택을 해 온 도내 유권자들의 표심이 진보적 선택으로 변화하면서 진보와 보수 사이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지대 정대화 총장직무대행(정치학)은 "남북관계 개선과 지역균형 발전에 대한 기대감, 지역발전에 대한 열망 등이 혼재된 가운데 강원도민들이 정책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원주의 경우 경제·문화·유통을 주도하는 사실상 강원도 수부도시이면서 수도권과 근접한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더 혁신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승리를 확신하고 두 팔을 들고 기뻐하는 최문순 도지사 당선자와 지지자들.

"선거기간 약속 대표공약 반드시 이행"
최문순 당선자 인터뷰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은?

무척 기쁩니다. 강원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강원도는 오랜기간 정치적으로 편향된 곳이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3선 도지사를 강원도민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주셨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큰 기대와 성원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문재인 정부와 협력해 최문순 3기 도정을 잘 이끌어 가겠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강원도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를 선도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습니다. 이 원동력을 잘 살려 위대한 강원도민 여러분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대, 강원시대, 감자시대를 열어 가겠습니다. 아울러 강원도민 여러분들을 더욱 낮은 자세로, 성심껏 모시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승리 요인은?

가장 큰 요인은 강원도민 여러분들의 하나 된 열정과 헌신이 만들어 낸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평화 올림픽 실현은 한반도 평화 체제의 기반을 만들어 냈고, 동북아 긴장완화의 계기가 됐습니다. 땅길, 하늘길, 바닷길을 열어 강원시대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문화, 관광, 체육 분야에서 국제적 인지도는 급상승 했고, 강원도의 위상은 드높아졌습니다. 모두 위대한 강원도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평창 올림픽 대회는 나아가 4·27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단초를 제공했고, 5·26 제2차 남북정상회담, 남북고위급회담에 이어 언론들이 ‘세기의 만남’이라 칭한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노력이 한반도의 변화를 주도했고,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게끔 했습니다. 분단시대에 변방, 귀퉁이였던 강원도가 평화시대에 한반도의 중심, 중앙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위대한 도민 여러분들의 헌신과 열정, 기대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원주 시민들께 한 말씀

선거기간 약속했던 대표공약을 반드시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드림랜드에 예술형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부론산단을 첨단 의료기기 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여주~원주 간 철도를 건설하고, 반곡동 종축장 부지 종합 개발에 앞장서겠습니다.

원주시민 여러분께서 이번 선거를 통해 남북평화의 시대를 활짝 열어주신 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대한 원주시민 여러분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저희들이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70여 년동안 분단의 질곡속에서 강원도의 문을 활짝 열고,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서 원주시민과 강원도민 여러분들의 행복한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