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방향지시등 사용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이다. 그러나 운전자 10명 중 4명은 진로변경 시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교통공단이 올 1월과 3월 조사한 결과다. 방향지시등 작동률이 1월 조사 때는 53.3%, 3월 조사에서는 56.9%였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지난 2016년 원주투데이신문사와 강원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조사한 수치와 유사했다. 당시 의료원사거리 등 주요 교차로 4개소에서 방향지시등 작동률을 조사한 결과 55.5%로 나타났다. 당시 사업용 차량 작동률은 63.5%였으나 비사업용 차량은 51.1%로 저조했다. 자가용 운전자의 작동률이 낮았던 것이다.
 

 이에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원주시, 관내 사회단체 등은 방향지시등 작동은 물론 전반적인 운전문화 향상을 위해 교통문화 선진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그 결과 2017년 원주시 교통문화지수는 인구 30만 명 이상 시지역 29곳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결실을 맺었다. 교통문화지수 조사항목 중 원주시 방향지시등 작동률은 92%였다. 관내 차량 867대 중 799대는 방향지시등을 작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평균 70.6%에 비해 월등히 높을 뿐만 아니라 29개 시지역 중 4위를 기록했다.
 

 이번 도로교통공단 조사와 2017년 교통문화지수는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조사주체 및 조사방식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주시민의 방향지시등 작동률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
 

 방향지시등에 주목하는 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통과 배려운전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역으로 방향지시등 미작동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방향지시등만 제대로 점등해도 보복운전의 48%를 예방할 수 있다. 난폭운전의 42%도 방향지시등 미작동으로 발생했다. 소통과 배려의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셈이다.
 

 지난해 원주시 교통사고가 감소한 것도 교통문화 선진화 캠페인이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도별 원주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천200건에서 2천300건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천183건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적었다. 그럼에도 타 지역과 비교하면 원주시 교통사고는 매우 많은 편이다. 29개 시지역 중 교통문화지수는 1위를 차지했지만 세부항목 중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3위였던 것이다.
 

 이제는 교통사고 저감을 위한 총력전을 전개해야 한다. 과속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96%는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에서 숨졌다. 따라서 일반도로 제한속도를 60㎞에서 50㎞로 낮추도록 적극 검토해야 한다. 시속 50㎞로 낮춰 사망사고나 중상을 크게 줄인 선진국 사례는 차고 넘친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주체는 원주시여야 한다. 다소 늦더라도 안전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