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교육지원청 청사. 낡고 공간이 협소해 가건물을 세워 사용하는 등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원주교육지원청 청사 이전에 대해 도교육청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전 사업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달 원주교육지원청은 학성초교 부지로 청사를 이전하는 사업계획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를 검토한 도교육청이 학성초교 부지가 교육지원청 청사로 적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청사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주교육지원청이 사용하는 건물은 낡고 노후 됐으며, 공간이 협소해 가건물을 세워 사용하는 등 근무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교육관련 행사 개최 시에도 청사 내 공간 확보가 어려우며, 주차공간도 충분치 않아 외부방문객도 불편을 겪고 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청사 이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2020년 학성초교 이전 후 남게 되는 학교 부지를 재건축해 청사를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학성초교 이전 후 부지를 매각해 신설학교 건축비용에 충당한다는 애초 사업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2만2천여㎡에 달하는 학성초교는 교육지원청 신축 부지로 너무 크다고 전했다.

이에 원주교육지원청은 현재 학성초교 인근은 재개발 계획이 없어 규모가 큰 학교 부지가 매각될 가능성이 낮고, 건축비는 이미 확보된 상태여서 학교 증축에 차질을 빚진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두 기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도교육청이 청사 이전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데는 지난달 춘천교육지원청이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를 통보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춘천교육지원청이 위치한 약사지구가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청사 이전을 추진했으나 교육부에서 재검토를 통보하면서 사실상 청사 이전이 무산됐다. 더구나 교육부가 최근 몇 년 간 교육지원청 이전을 승인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사실도 청사 이전에 대해 재고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도교육청은 현 청사를 리모델링해서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원주교육지원청은 임시조치일 뿐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가장 유력한 방안이었던 혁신도시 이전은 도교육청이 명륜1동 교육지원청 부지를 매각한 후 이전하라는 조건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LH가 행복지구로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수익성이 맞지 않아 거절하면서 매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하반기에 다시 도교육청에 청사 이전 계획서를 제출해 중앙투자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적절한 의견조율을 거쳐 청사 이전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학성초교 청사 이전이 무산될 경우, 최종적으로 현 부지에 청사를 재건축한다는 입장이다. 건축면적을 넓혀 사무공간을 늘리고 주차공간은 지하주차장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학교와 인접해 있어 공사 소음 및 분진 최소화 공법을 사용해 공사 기간이 늘어나며, 임시 청사로 옮기는 등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