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회를 열흘 앞둔 지난 16일 스승과 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권오영 씨. 이남수 씨. 이세복 씨, 정광호 교사, 진현숙 전 교장. 송진규 전 교장은 먼저 자리를 비워 사진에 담지 못했다.

40년 전 국어교사와 제자로 만나 타이틀도 '국어시간'

▲ 송진규 전 육민관고 교장.

사제 간의 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 40년 전 고등학교 시절 스승과 제자가 함께 전시회를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스승과 제자들이 작품으로 함께 어우러져 '사제동행'의 참다운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창작스튜디오 1층 전시실에서는 스승과 제자들의 시·서화·사진전이 열린다. 송진규 전 육민관고 교장과 진현숙 전 육민관중 교장, 정광호 현 육민관고 국어교사 등 스승 3명과 권오영, 이세복, 이남수 씨 등 육민관고 27회 졸업생 3명이 함께 한다.

학창시절 국어교사와 학생으로 처음 만나 40년간 이어온 사제 간의 연으로 만들어진 자리다. 그래서 전시회 타이틀도 '국어시간'이다. 같은 문학회에서 활동 중인 권오영 씨와 이남수 씨가 의견을 모으고 뜻에 공감한 이세복 씨와 스승들이 혼쾌히 참여를 결정했다.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지만 현재 모교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는 정광호 교사까지 가담하면서 6인전의 틀이 마련됐다.

송진규 전 교장이 직접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진현숙 전 교장은 제자들의 시를 한글서예로 옮기고 전각작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정광호 교사와 수원에서 시인으로 활동 중인 권오영 씨의 시화와 경찰공무원으로 퇴직한 이남수 씨의 그림과 시, 기독병원에 근무하면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이세복 씨의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졸업생 이남수 씨는 "40년 전 학창시절 가톨릭센터에서의 시화전과 교내 일우지 옆 통일동산에서 연 시낭송회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며 "수년 전 모교 교정에서 재학생들과 함께 한 시낭송회의 멋진 경험도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처음 제안한 권오영 씨는 전시회 초청글에서 "학창시절 우리에게 국어시간은 꿈이자 자부심이었고, 벚꽃 필 무렵의 시화전과 시낭송은 진정한 자유와 긍지를 키워준 원천이자 서로를 존중하는 산교육이었다"면서 "국어시간에 '시인'이라는 이름을 최초로 불러주시며 영원한 시간을 선물해 주신 선생님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40년 전 스승의 각별한 애정을 마음의 빚으로 각인하며 살아 온 제자들과 그런 제자들의 성장을 묵묵히 응원해 온 스승들의 마음이 이번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선물할 지 자못 궁금하다. 오프닝 행사는 25일 오후7시. ▷문의: 010-2898-0536(이남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