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은 원주DB 김주성이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밟은 코트였다. 16년간 한국 프로농구를 호령한 김주성이 마지막 경기 후 밝힌 은퇴 소감은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김주성은 "내가 더 못 뛴다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우승을 안겨주지 못하고 떠나는게 너무 아쉽다"며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이 아닌데, 기회가 왔을 때 못 잡아준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통합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고도 했다. "이런 화려한 은퇴는 상상도 못했다. 어느 선수가 정규리그 우승하고 챔프전까지 와서 은퇴하겠나"라고 되물은 김주성은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팬들 덕분에 끝까지 열심히 싸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2002년 원주 TG삼보 유니폼을 입고 KBL에 데뷔한 김주성은 16년 동안 원주 한 팀을 지킨 살아있는 레전드다. 프로 첫 시즌인 2002~2003시즌을 시작으로 2004~2005, 2007~2008시즌까지 세 차례나 팀을 통합챔피언으로 이끌었다.

16년간 쌓은 각종 기록도 비교불가다. 슛블록 1천37개와 플레이오프 통산득점 1천502점은 부동의 1위이며, 통산득점 1만278점과 리바운드 4천425개, 742경기 출전기록은 모두 역대 2위 성적이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챔프전 MVP를 두 차례씩 차지했고 남자농구 선수론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