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안의 염증을 뜻하는 비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염환자는 연평균 6.6% 증가한다. 비염은 국민의 약 2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고도 골치 아픈 질환이 됐다.
 

 비염은 통상적인 약물치료가 듣지 않거나 물혹, 비중격만곡증 등 구조적인 문제가 동반됐을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과거 메스를 통해 직접 콧살의 일부를 절제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고주파 기기 도입으로 수술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어 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수술환자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수술로 인한 과다 출혈을 비롯해 비중격과 비갑개의 유착, 위축성 비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원주 관내의 개인 이비인후과에서 비염수술을 받은 이모(18) 씨는 "비염은 수술을 해도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해 몇 해를 미뤄오다 큰 맘 먹고 했는데 출혈이 심했고 수술 후 위축성 비염이 생겼다"며 "수술을 선택한 것에 후회가 크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 성인 70%이상이 지니고 있는 비중격만곡증은 비염의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해 비염수술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한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
 

 지난해 원주 소재 개인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한 김모(39) 씨는 "비중격만곡증 수술 후 콧대 중간 부분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며 "콧대가 울퉁불퉁해져서 차라리 수술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수술 후 콧대의 중간부분이 움푹 내려앉는 말안장코 변형은 수술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에 따르면 "실제 피부조직이 얇은 어린이나 젊은 여성의 경우 비중격만곡증 수술 후 말안장코 변형 가능성이 높다"며 "수술 환자 중 한 달에 세, 네 명꼴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비염수술 전문 의원들이 이러한 수술 부작용 고지를 생략하고 있다는 것. 김모 씨는 "수술하기 전 비용과 방법에 대한 설명만 들었을 뿐 부작용에 대한 어떠한 고지가 없었고, 심지어 수술동의서에도 부작용에 관한 설명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며 "수술 후 코 모양이 변해 대학병원에 찾아갔고 그곳에서 이러한 증상이 비염수술의 일반적인 부작용이라고 들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의료법 제24조에는 수술 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에 대해 의사가 환자에게 고지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관내 일부 의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무책임한 수술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
비염수술은 피부조직의 두께와 점막 형태, 비강 구조 등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는 만큼 환자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