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자 원주투데이신문에 아름다운 기사가 실려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특수학교를 당초 계획보다 크게 짓는다는 기사였습니다.
특수학교 하면 작년 9월 서울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토론회에서 무릎을 꿇었던 엄마들이 떠오릅니다. 일생을 살면서 무릎을 꿇을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우리 정서 상 무릎을 꿇는다는 건 매우 치욕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장애아를 둔 엄마들은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서라면 백번이고 천 번이고 무릎을 꿇겠다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특수학교 설립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장애아를 둔 엄마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있어 당연한 권리를 누려야하는 당사자입니다. 그럼에도 을의 위치로 전락해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면서 울분이 치밀었습니다.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입에 올리진 않았지만 특수학교를 혐오시설로 매도했습니다. 근거가 무엇입니까? 그리고 누가 갑의 위치를 부여했습니까? 당신들이 저지른 짓이 얼마나 추악한 지 정녕 모른단 말입니까?
 

 그래서 원주혁신도시 내 특수학교를 크게 짓기로 잠정 합의했다는 기사가 얼마나 가슴 뭉클하던지…. 그리고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원주지역 학부모들도 눈물로 호소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큰 진통 없이 이 상태에 다다른 것에 대해 감히 '원주의 품격'이라고 지칭하는 건 과장일까요? 그렇습니다. 저는 원주의 품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울림이 멀리 멀리 퍼져나가길 기원합니다. 서울 강서지역 주민들에게도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의 성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도시는 일반인이 살아가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시입니다. 왜냐하면 장애인의 불편을 고려해 만든 편리한 도시환경은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편리한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턱을 낮추고, 모서리의 날카로운 면을 둥글게 만들고, 경사도를 낮추는 등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춥니다. 도시는 지역주민의 고민과 노력이 집약된 산물입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 대한 고민이 깊은 만큼 도시의 품격도 동반상승 합니다.
 

 예전 원주투데이 기사에서 원주는 인간 존중의 생명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있고, 계속 진화해 가는 도시라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정확한 문장인지는 자신이 없지만 문맥은 얼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흉악한 범죄가 판을 치는 시대에 원주에 살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수학교 설립과 같은 아름다운 기사를 원주투데이에서 자주,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