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하동에 설치한 고 박경리 선생 동상. 서울대 조소과 권대훈 교수가 제작했으며, 박경리 선생 타계 10주기를 맞아 내달 12일 토지문화관 앞 매지문화마당에 같은 작품이 세워진다.

고 박경리(1926~2008) 선생 10주기를 맞아 선생의 마지막 숨결이 남아있는 흥업면 매지리에 선생의 동상이 건립된다.

(재)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에 따르면 토지문화관 앞 매지문화마당에 세워질 동상은 브론즈 재질로 대지(땅)를 의미하는 높이 45㎝의 책 모양 좌대 위에 생전 선생의 성품대로 소박하고 아담한 135㎝ 크기의 입상이다. 한국인 최초로 '더 잭 골드힐 조각상'을 수상한 서울대 조소과 권대훈 교수가 제작했다.

2015년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가 통영시 산양읍 박경리기념관 앞에 세운 동상과 같은 해 하동군이 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 하동문학관 앞마당에 설치한 동상과 같은 디자인이다. 한국과 러시아 민관 산학협의체 한러대화(KRD) 주도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건립이 추진 중인 동상과도 같은 작품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책 모양 좌대에 새겨질 문구다. 통영과 하동에는 선생의 유고시집 제목이자 시 '옛날의 그 집' 마지막 시구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가 한글로 새겨져 있지만 토지문화관 앞에 세워질 동상 좌대에는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라는 문구가 한글과 영문으로 새겨져 놓여질 예정이다.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는 '박경리의 원주통신'이라는 부제로 고인이 원주에서 머물며 쓴 에세이집이다.

토지문화재단 관계자는 "원주시 지원으로 마련된 토지문화관 앞 매지문화마당에 박경리 선생의 동상을 설치하고 원주시에 기증, 원주를 찾는 많은 탐방객들이 박경리 선생의 모습을 동상으로나마 만나 추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토지문화재단은 선생의 음력 기일을 이틀 앞둔 내달 12일 오후2시부터 토지문화관과 매지문화마당에서 '박경리 선생, 매지 봄뜰에 서다'란 타이틀로 기념식을 개최하고 동상 제막식도 가질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석영중 고려대 교수를 초청, '러시아 문학과 박경리 작가'를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하며, 동상 제막식에 이어 원주시립교향악단, 원주시민청소년관현악단, 피아노트리오, 유명 성악가 등이 참여하는 음악회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