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전 사용 가능 여부 확인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Positive List System)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해당 작물에 등록된 농약 외에는 다른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PLS제도에 대해 모르는 농가가 많고 등록된 농약도 소수라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농산물 1㎏당 0.01㎎이라도 타 농약성분이 검출되면 농산물 출하를 금지시킨다는 방침이다. 0.01㎎/㎏은 일반 욕조에 스포이트로 농약 한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와 비슷한 농도다.

지금까지는 등록되지 않는 농약 성분이 검출돼도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잔류허용기준만 초과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PLS가 시행되면 이러한 관행은 통용되지 않는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농가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부적합 판정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농촌진흥청이 2015~2017년 실시한 잔류농약검사 결과에 PLS 기준을 적용하자 전체 작물의 부적합률이 3.3%에서 8.8%로 높아졌다.

제도 시행 후 과실류는 0.4%에서 17.8%로, 버섯류는 2.1%에서 36.4%로 부적합 판정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약을 구입할 때 해당 작물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며 "살포할 때도 제품에 표시된 안전사용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올해 내로 등록 농약이 없는 84가지 작물에 적합 농약을 직권 등록할 계획이다. 병해충 발생 양상이 비슷한 작물을 32개 그룹으로, 농약 잔류 형태가 비슷한 작물을 27개 그룹으로 묶어 시험한 후 적용 농약을 등록시키려는 것.

일례로 얼갈이배추에 특정 농약을 시험해서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청경채, 봄동, 갓 등 유사 작물에도 해당 농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농진청은 올해 84개 작물에 1천670개 농약을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