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경제적 부담 낮아 맞벌이 부부 인기
신도심 중심 수요 급증…시설은 턱없이 부족
교실·인력확보 난항 올해 대기자 작년 두 배

원주 초등돌봄교실 수요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신청 인원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학부모들의 양육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교실 공간 및 전담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신청자 모두 수용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초등돌봄교실 이용자를 모집하는 연초가 되면 맞벌이 부부들은 초조하게 합격 결과를 기다린다. 매년 수용 인원에 비해 많은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탈락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초등돌봄교실 신청에서 떨어진 학부모 A 씨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돌봄교실에 들어가기는 희박해 보인다"며 "당장 아이를 맡길 친·인척을 찾거나 학원 뺑뺑이를 알아봐야해 마음이 조급하다"고 말했다. 

초등돌봄교실은 방과 후 별도로 마련된 교실에서 전담교사가 학생을 돌보는 제도이다. 초등1~2학년을 대상으로 정규수업 외 예체능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활동으로 저소득층·한부모·맞벌이 부부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돌봄교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탈락한 아이들 중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도 운영한다.

학교에 따라 3~4학년까지 이용하고 있으며 겸용 교실에서 일반 교사나 학부모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자율학습을 실시한다. 초등돌봄교실은 저학년 학생들이 저녁시간까지 학교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고, 경제적 부담도 적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평균 한 교실에 20~25명을 수용하는 초등돌봄교실은 학교당 1~3실을 운영하고 있다. 원주는 지난해 오후돌봄교실 39실, 연계형 돌봄교실 28실 등 모두 61실을 운영했으며 2천35명의 학생이 돌봄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178명의 대기자가 발생해 신청인원을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정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원주시는 올해 1실을 추가로 확보해 전체 62실을 운영하지만 대기자 수는 2월 중순 기준 338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교실 및 전담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수요대로 돌봄교실을 확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버들초교의 경우, 올해 270여명의 신입생이 몰리면서 돌봄교실 신청 인원이 크게 늘었지만 교실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기존에 운영하던 3실이 포화상태가 됐다. 태봉초교는 신청자가 증가해 오후돌봄교실을 1실 추가할 예정이었으나 전담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증실 계획을 포기했다. 무실초교와 봉대초교는 각각 연계형 돌봄교실과 오후돌봄교실을 1실 확대하면서 학생 수용에 한 시름 놓았으나, 황둔초는 올해 7명이 신청하면서 최소 인원 9명을 충족하지 못해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는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신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급격하게 집중되면서 돌봄교실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 내 교실 및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따라 증실이 쉽지 않다"며 "돌봄교실 수요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원주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초등 입학기 자녀 돌봄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한 가정에서 2∼3명의 이웃가정 아동을 돌보는 '1대 2∼3돌봄 서비스'를 시범운영 한다. 초등돌봄교실 신청 가정 중 탈락한 가정으로 맞벌이, 한부모 등을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평일 오후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