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발하던 연탄후원이 이달 들어 작년 연말의 1/8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 여하로 관심마저 멀어지고 있다.

연탄으로 겨울을 보내는 저소득층은 겨울이 끝나가는 이맘 때면 곧 다가올 꽃샘추위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지난 연말 후원자들의 넉넉한 후원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냈지만 추위가 끝나가는 무렵이면 대부분 연탄후원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원인동 남산 인근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A 씨도 겨우내 창고를 가득 채운 연탄이 점점 줄자 날마다 눈으로 남은 개수를 세어본다. 하루 평균 6개씩 사용하던 연탄을 추위가 좀 풀리자 점차 줄여서 사용한다. A 씨는 "5월까지 연탄을 피워야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금세 후원이 줄어 연탄을 넉넉하게 사용하기 어렵다"며 "한겨울보다 봄으로 넘어가는 이즈음이 가장 춥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밥상공동체복지관의 연탄 자원봉사 현황을 살펴보면 연초마다 연탄후원이 급감하는 추세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후원 25건에 자원봉사자 835명으로 시작한 연탄후원은 12월에는 42건 1천458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 1월이 되자 후원 건수는 17건으로 줄었으며 봉사자도 415명에 그쳤다. 이 달의 경우 후원은 5건, 자원봉사자는 163명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1/8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파는 물러갔지만 여전히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는 3~4월은 후원이 더욱 줄어든다. 지난 2016년 3·4월의 경우 후원은 각각 3건과 1건에 그쳤으며, 2017년은 3월 3건, 4월은 전혀 없었다.

후원이 뜸하면서 연탄을 지원 받는 가구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연탄을 지원받은 가구는 303가구로 6만240장을 지원했으며, 12월은 447가구에 9만9천513장을 지원해 올 겨울 후원 가구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달 1월에는 224가구에 4만5천50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줄었으며, 이달에는 91가구에 1만8천200장을 전달했다.

연탄 지원이 가장 많은 12월 전후로는 원주지역의 중소기업 및 개인의 후원으로 연탄지원을 충당할 수 있지만 1월이 지나가는 시기에는 대형 후원처의 지원 없이는 연탄 후원이 힘든 상황이다.

밥상공동체 김현억 팀장은 "연탄 사용 시기도 보일러로 난방하는 기간과 비슷하게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평균 6개월간 사용한다"며 "연말에 몰리는 연탄후원을 연초로 유도해 겨우 이듬해 봄까지 사용물량을 맞추는 등 이맘 때는 대형 후원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탄후원이 유난히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독 올해 는 연탄 후원 손길이 부족하다. 원주를 중심으로 매년 10만~20만장을 후원하던 강원랜드가 올해부터는 도내 전역에 고루 지원하면서 후원물량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존 후원처 중에도 올해는 물량을 줄이거나 후원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도내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후원에서 멀어진 것도 하나의 이유로 분석된다. 김 팀장은 "소외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며 "연탄후원 및 배달 자원봉사 등 시민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