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태부족…지정면 소재지 통과하는데 30분
노약자 교통사고·쓰레기 무단투기 등은 해결과제

이달 말이면 소금산 출렁다리 관광객이 3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정면 소금산 출렁다리는 지난달 11일 개장했다. 국내 최장·최고 출렁다리로 주요 포털과 TV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개장 17일(1월 28일) 만에 10만 명, 개장 32일(2월 11일) 만에 20만 명이 다녀갔다.

원주시 관광과 김성제 주무관은 "지난 설 연휴기간에만 전국에서 4만 명의 인파가 출렁다리를 찾았다"며 "이달 말이면 3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로 당일 코스 관광객이나 산악회원들이다. 출렁다리 관광 코스는 간현유원지 초입부터 소금산 입구까지 800미터, 입구에서 출렁다리까지 497계단 500미터로 등반에 따른 신체적 부담이 적다.

전국 산악보도교 중 최고·최장 규모라는 장점도 여행객들이 찾는 이유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원주 출렁다리'를 검색하면 52개의 관광 상품이 출시돼 있다.

김 주무관은 "출렁다리와 오크밸리, 미로예술시장 코스로 구성된 관광 상품이 많다"며 "주말이면 300~400대의 관광버스가 간현 일대를 가득 채우는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지상파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방영되면서 간현 출렁다리는 '한번 쯤 체험해 보고 싶은 곳'으로 급부상 했다.

관광객들은 출렁다리를 통과하며 '이래서 유재석이 무서워했구나'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원주시는 이달 말 30만 번째로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 소금산 출렁다리를 찾은 관광객이 이달 말이면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며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하늘정원·소라계단 등 시설 보강 추진
출렁다리 외에 추가로 관광시설이 소금산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다. 출렁다리를 건너는 것에서 여정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관광요인을 제공해 원주에 장시간 머무를 수 있도록 하려는 것.

원주시는 이달 말 종합발전계획 용역을 발주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시설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늘정원과 인공폭포, 소라계단, 절벽계단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늘정원은 출렁다리를 건넌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쉴 거리를 제공한다. 꽃과 나무로 정원을 만들고 벤치를 놓아 출렁다리를 건너며 아찔했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것으로 전망된다.

출렁다리에서 404철계단 방향의 하산 코스가 가파른 점을 고려해 원주시는 소라계단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소라계단은 층층마다 하늘전망대 역할을 하는데 조성되면 지정면의 절경을 안전하게 감상하며 하산할 수 있다.

중국 장가계의 절벽잔도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인공폭포 설치도 검토되고 있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곤돌라를 설치하는 방안도 원주시는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발전계획 용역은 이달 말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다. 소라계단, 하늘정원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결론나면 시의회 승인을 거쳐 공사가 시작된다.  

 

▲ 간현관광지 주차장은 최대 350대를 주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원주시는 200대 분량의 주차장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차량 지정체 및 쓰레기는 골칫거리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는 만큼 원주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교통문제이다. 지난 설 연휴 4일 동안 3만7천847명이 출렁다리를 찾아 면소재지는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간현관광지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지정초등학교부터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기 때문. 지정주유소부터 간현관광지 입구는 1㎞도 안 되지만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30분 이상  걸려 정체가 극심했다.

주차장에 진입해서도 차를 댈 수 없어 다시 빠져나가는 차량이 허다했다. 간현관광지 내에는 261면의 주차장이 있다. 자투리 공간까지 합하면 350대 정도는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밀려오는 차량들로 관광지 인근 논밭이나 주택가 골목은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간현리 한 상점주는 "관광객 개인 차량 때문에 주민들은 정작 차를 이용하지도 못한다"며 "보행이 느린 노인들은 차량이 늘어나 사고 위험성이 더 커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주차난이 가중되자 원주시는 지정대교 건너 1천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갖춰 놓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간현관광지 앞에 200대 분량의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불편함은 비단 차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간현관광지 입구부터 출렁다리 정상까지는 정체가 없다면 30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로 가득하다 보니 평소의 2~3배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원주 청정자연을 만끽하러 왔는데 1시간 이상 줄서야 하는 불편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부 관광객은 정상 코스가 아닌 계곡을 오르기도 해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쓰레기 배출도 엄청난 수준이다. 간현관광지 관리사무소에 의하면 출렁다리 개장 전 쓰레기 배출량은 보통 50ℓ 쓰레기봉투 10개 미만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00개를 육박할 정도로 쓰레기를 많이 버리고 있다.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은 관리사무소 직원 4명이 전부인데 이나마도 주차관리직 등을 제하면 2명이 전담하는 실정이다. 섬강 주변도 심각하다.

원종근 섬강수계수질환경감시단장은 "출렁다리 개통으로 섬강 환경정화 활동이 2배로 힘들어졌다"며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쓰레기 수거량이 급증해 감시단 활동만으로는 무리"라고 말했다.
 

▲ 관광객이 대거 몰리면서 간현관광지 인근 주택가와 논·밭은 주차장이 되다시피 한다.

농산물 가판대 운영 불만
원주시는 출렁다리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간현관광지 인근에 지역농산물 가판대와 직판장을 설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산물 가판대는 총 15개 부스로 구성되며 오는 4월말부터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가판대 운영과 관련해 지정면 주민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신경섭 지정면농촌지도자회장은 "지난해 말 원주시는 가판대 절반 정도를 지정면민에게 할당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는 전체 농민단체에 골고루 분배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객으로 인해 생활 불편이 심각한 수준인데 원주시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맺었던 합의조차 파기하고 있어 불만이라고 했다. 하지만 원주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이달 초 원주 농민단체에 공문을 보내 농산물 가판대 참여를 유도하긴 했지만, 가판대 배분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정면민들과 상의해 가판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