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운전자들 사이에서 도심 주요도로의 주행환경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통신호 연동체계가 개선된 덕분이다. 원주시는 북원로, 서원대로, 시청로 등 주요도로의 신호교차로 연동체계를 개선했다. 규정 속도로 주행 흐름을 유지할 경우 종전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어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원주시가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개선효과를 측정한 결과 실제로 컸다. 차량운영비용, 시간가치비용, 환경비용으로 연간 99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간과 연료를 절약할 수 있고, 대기오염 저감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통신호 연동체계 개선만으로 즉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건 역설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 만큼 자동차 운행량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원주시 차량등록대수는 작년 11월 16만대를 넘어섰다. 게다가 차량 증가대수는 인구 증가분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5년간 원주시 인구가 1만8천300명가량 증가할 동안 차량은 2만9천대 넘게 증가했다. 원주시민 2.1명 당 차량 1대씩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전국평균 2.3명 당 1대와 비교해 원주에 차량이 많은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한 2017년 교통문화지수 조사결과 원주시는 인구 30만 명 이상 전국 29개 시지역 중 1위를 차지했다. 교통문화지수는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안전 등 3개 영역을 조사한다. 원주시가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건 운전행태와 보행행태에서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각계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이다. 그러나 교통안전 영역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었다.

 인구 10만 명 당 보행자 사망자수는 24위였고,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23위로 하위권이었다. 이런 행태가 2017년에만 나타난 게 아니라 매년 반복돼 왔다는 게 문제다. 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당혹스럽다. 운전자와 보행자가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통사고가 다발하고 있어서다. 인구대비 차량이 많기도 하거니와 교통안전 인프라가 미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주시의 산적한 현안 중 도로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교통량을 분산시켜 도심 교통체증을 완화하고자 추진한 동부우회도로와 서부순환도로 개설사업은 하세월이다. 이들 도로는 혁신·기업도시와 기존 시가지를 연계해 혁신·기업도시 조성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야 한다. 단계동 농산물도매시장부터 호저면 만종리까지 국도 42호선 확·포장도 시급하다. 기업도시, 만종역, 치악전술훈련장 등의 진·출입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예산이 소요돼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다. 자가용보다 저렴한 비용에 목적지 도달시간이 비슷하다면 대중교통을 마다할 시민이 있겠는가. 대기오염 저감효과는 덤이다. 향후 보완작업을 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