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개교 목표로 혁신도시 내 건립 예정인 원주특수학교 설립 사업이 여전히 주민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반곡동 내 옛 봉대초교에 설립 예정인 특수학교는 유치원 1학급, 초등 8학급, 중등 7학급, 고등 7학급, 전공 5학급 등 28학급으로 203명 규모이다. 사업비 280억여원을 들여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 및 신축해 건립할 예정이다.

원주교육지원청은 2019년 개교에 맞춰 지난해 말 특수학교 설립 공사를 시작하려 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를 추진하지 못했다. 당시 주민들은 특수학교 설립 조건으로 요구했던 주민복지시설과 게이트볼장 등의 건립을 요구하며 공사추진에 반발했다.

이 같은 요구사항은 교육청 예산으로 설립하기 어려운 시설이기에 주민설득에 어려움을 겪던 교육지원청은 원주시가 주민복지시설을 건립하고, 교육청에서 땅을 임대해주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땅 임대를 두고 주민들이 영구무상임대를 주장하면서 교육청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수학교 건립 시 진입로와 운동장 등을 확보한 나머지 땅은 임대나 교환이 가능하지만 영구무상임대는 무리한 요구라는 것.

원주시 협조로 순탄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특수학교 설립이 서로 간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내년 개교 시기에 맞춰 공사를 마칠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애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혁신도시 내 특수학교가 개교하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학교를 보낼 수 있어 기대했으나 지금 상황으로는 개교 자체가 늦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인근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과 장애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해 적당한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교육지원청은 주민과의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지난주부터 학교 건물 내 집기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개교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늦어도 2월부터는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며 "주민들과의 원만한 합의로 특수학교 건립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