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원학교 전경. 혁신도시 특수학교 건립이 늦춰지면서 학생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업훈련교육인 청원학교 전공과정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정원에서 탈락한 학생들의 케어가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 혁신도시 내 특수학교 건립 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학교건립이 늦춰지면서 장애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원학교에서 의무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사회생활을 바로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장애학생들을 위해 특수학교에서는 전공과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2년간 직업훈련형태의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립하는 능력을 키우고 관련 직무를 배우게 된다. 교내 택배배달 서비스, 바리스타 과정, 제품포장 등 단순업무와 서비스직무 등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곳에 가는 아이들은 장애 학생들 중에서도 소위 엘리트코스를 밟는 학생들이다. 졸업 후 이곳조차 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돌봄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돌아가면서 가족들의 부담은 늘고 있다.

현재 청원학교 학생수는 지난해 말 기준 257명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과정, 전공과 과정을 포함해 44학급으로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포화상태이다. 이중 전공과 학생은 1,2학년별 각각 2학급으로 학급당 10명씩 40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사회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전공과 입학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 대부분이 이곳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기본생활기능, 의사소통기술 등 입학전형에 따라 고득점 순으로 입학이 결정되면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 중에서도 청원학교 고등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전공과 입학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다닌 학생들에 비해 중증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많은 청원학교는 전공과 입학을 두고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직업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전공과 입학현황을 살펴보면 1학년 2개 학급 20명 정원에 27명이 지원했다. 그 중 청원학교에서는 21명이 지원했는데 정원에서 탈락한 7명 학생들이 모두 청원학교 고등부를 졸업한 학생들이었다.

이렇게 직업학교에서 떨어진 학생들은 집에서 장애부모가 학생들을 돌보거나 주간보호시설 및 그룹홈 등에 맡겨져 보호를 받는다. 혁신도시에 특수학교가 한 곳 더 설립될 경우, 전공과 4학급이 추가로 생겨나면서 원주권 장애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특수학교 설립이 주민반대로 난항을 겪으면서 청원학교의 학생 집중 현상은 향후 1~2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원학교 관계자는 "지금 학부모님들이 고민하시는 전공과 포화 상태는 혁신도시 내 특수학교 설립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충분히 해결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장애학생들의 돌봄을 위해서는 주간보호시설 등의 사회 내 장애인돌봄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관계자는 "특수학교 전공과는 직업훈련을 통해 사회생활이 가능한 학생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라며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이런 교육을 소화하기 어렵다는걸 알면서도 학교에서 아이를 맡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전공과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교육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이들을 케어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