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관광부서가 신설된 건 2012년이었다. 그 정도로 원주는 관광 불모지였다. 강원도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 1순위가 강원도다. 그러나 강원도 관문도시인 원주는 예외였다.
 

 그러나 소금산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1일 개통 당일 소금산 출렁다리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개통 후 처음 맞은 일요일 방문객은 1만2천 명 가량 됐다. 간현관광지 주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는가 하면 상점들도 모처럼 생기를 찾았다. 발빠르게 리모델링에 착수한 상점도 있다. 일단 출발은 좋다. 동절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적이라면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상춘객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다. 전국 출렁다리 중 가장 높게, 가장 길게 만든 게 주효했다.
 

 간현관광지 녹색충전지대 조성사업이 올해 완료되는 것도 적기에 맞는 호재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출렁다리에 힘을 보탤 짚라인, 모노레일 설치도 추진된다. 간현관광지 면적 확대까지 검토되고 있다. 출렁다리를 왜 이제야 설치했는지 아쉬움이 들 정도다. 한편으론 킬러 콘텐츠에 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렁다리가 생기기 전까지 간현관광지는 흔한 유원지였다. 호황을 누리던 80, 90년대 영화를 아프게 곱씹는 참담한 상황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간파하지 못하고 안주한 결과였다. 출렁다리 조성에는 38억 원이 투입됐다. 이 정도 예산은 원주시가 좁은 골목길을 확·포장하는데 드는 수준이다. 반면 출렁다리로 인한 유·무형적 가치는 매우 크다. 세금을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한다는 기본을 되새기게 한다. 관광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관광자원 포장에 대해서도 진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단적인 예가 법천사지, 거돈사지, 흥법사지 등 원주 폐사지다. 원주시가 이들 폐사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을 시도하기 전까지 폐사지 가치는 지역에서 낮게 평가됐다. 한적한 시골에 있는 황량한 절터 정도였다. 그러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심포지엄 등을 통해 가치가 재조명되며, 폐사지는 위엄을 회복했다. 보는 눈이 달라졌다. 역사적으로 무한가치를 지닌 소중한 유산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원주시는 판부면 금대리 및 또아리굴 일대 폐선을 이용한 관광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중앙선이 폐선됨에 따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신촌댐과 아울러 관광자원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다른 폐선처럼 레일바이크 수준의 관광이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관광 트렌드를 꿰뚫어 킬러 콘텐츠를 생성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그래서 모처럼 맞은 원주 관광산업 호기를 이어가야 한다. 아울러 치악산 아래 자리 잡은 한국관광공사의 활용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