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호 선생은 1949년 흥업면 사제리에서 태어나 2007년 12월 58세의 일기로 짧은 생을 마감한 작사가이자 시인이다. 1969년 서정주의 서문이 실린 시집《영원의 디딤돌을 펴냈으며, 1972년 박인희의〈모닥불로 작사가로 데뷔하였다. 이수미의〈내 곁에 있어주〉, 이용의〈잊혀진 계절〉, 정수라의〈아! 대한민국〉, 나미의〈빙글빙글〉과〈슬픈 인연〉, 조용필의〈모나리자〉〈단발머리〉등 3천여 곡의 작품을 남겼다. 1982년 KBS 가요대상의 작사상, 1985년 한국방송협회가 주최한 아름다운 노래 대상, 1985년 국무총리 표창 등을 받았다.
 

 대중음악 작사 이외에도《타다가 남은 것들》《고독은 하나의 사치였다》《추억의 아랫목이 그립다》《기다림이야 천년이 간들 어떠랴》《그리운 것은 오래 전에 떠났다》 등의 시집과 에세이집 《오선지 밖으로 튀어나온 이야기》 등의 저서를 남겼다. 1980년대 후반 이후 뇌졸중으로 언어장애와 손발이 마비되는 중풍을 앓았으며, 신장과 심장 수술을 받는 등 오랜 기간 투병하면서도 작품 활동을 하다가 2007년 12월 9일 58세의 나이로 타계하셨다.
 

 박건호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의 역사는 어언 10여년이 되어간다. 2007년 12월 9일 박건호 선생이 타계하시자 원주에서는 2008년 박건호노랫말비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모닥불'과 '아, 대한민국'을 새겨 넣은 박건호노랫말비를 건립하게 된다. 이듬해 박건호노랫말비추진위원회를 모태로 한 박건호기념사업회를 창립, 제1회 박건호가요제와 전국노랫말공모전을 계획하였으나 당시 조류독감으로 인하여 가요제는 취소되고 전국노랫말공모전만 열었다. 다음 해인 2010년에 제1회 박건호가요제를 열게 되어 지난해까지 8회를 이어오며 박건호 선생의 주옥같은 노랫말을 선양하고 있다. 노랫말공모전은 곡이 없는 상태에서 노랫말을 선정하는데 그 의미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3회로 끝나게 되었다.
 

 2012년에는 작은 노랫말비 30개를 박건호공원에 설치하였으며, 2013년에는 '연인들의 이야기'가 새겨진 임수정노래비가 건립되었다. 2015년에는 가요제 예심을 전국 최초로 열차를 타고 부산을 다녀오면서 진행하였고, 12월 9일 기일에 맞추어 국민작사가 박건호 기념상을 건립하였다. 2016년에는 목포로 기차여행을 하면서 가요제 예심을 치뤘고, 치맥축제를 곁들인 가요제와 함께 제1회 박건호시낭송대회를 이틀에 걸쳐 문화의 거리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2017년에는 행선지를 정선으로 잡고 열차 예심을 계획하였으나 비용 대비 경제성의 이유로 취소되었고, 행사를 분리하여 10월에 박건호가요제를 박건호공원에서 개최하였으며 지난 12월 27일 한지테마파크에서 작사가이자 시인인 박건호 선생에 대한 세미나와 시낭송대회가 있었다.
 

 원주가 낳은 대한민국 최고의 작사가이자 시인인 박건호 선생에 대한 기념사업도 이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모든 일들이 그러하겠지만 시행착오는 항상 있는 법이며, 무언가 잘못이 발견되면 고치고 더 좋은 것이 있으면 수정하여야만 한다. 작사가로서의 선양사업이 박건호가요제라면 시인으로서의 선양사업이 시낭송대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박건호의 업적을 기리고 평가하는 사업이 세미나 등 학술행사가 될 것이며, 이런 선생의 자취를 모아 놓으면 기념관이 될 것이다. 생전 박건호 선생은 고향 원주에 기념관을 짓고자 하는 계획이 있으셨다고 한다. 유가족께서도 기념관이 건립되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선생의 묘도 고향으로 이장하기를 원하시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선생의 기록이나 자료들을 모으고 문학적으로 자리매김을 하여야 하고, 문화적으로 가치를 체계적으로 재조명하여 우리 원주 아니 대한민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