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여동생이 중학생 아들을 남기고 유명을 달리 하자, 그 때까지 아들을 찾아보지 않았던 여동생 전 남편이 나타나 아들의 양육을 맡겠다고 합니다. 외삼촌인 제가 여동생 아들을 양육하고 싶은데 방법이 있느냐고 물어 오셨습니다.
 

 "아무리 못된 아버지라도 외삼촌이나 외할머니 보다는 친아버지가 낫지 않겠어요?" 라고 묻자, "오죽하면 여동생이 이혼했겠습니까. 그 남편은 낭비벽이 있고 노름을 좋아하는 성격 파탄자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어찌 아이를 맡길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셨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친권과 양육권이 없던 아버지가 어머니의 사망으로 무조건 법정대리인이 된다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종전에는 민법에서 '부모의 일방이 친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에는 다른 일방이 이를 행사한다.'고 규정하여 모 사망의 경우 친권이 무조건 부에게 넘어가고, 특별한 경우 부에게 친권을 주지 않으려면 부의 친권상실을 청구하는 재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배우 최진실이 사망하자 전 남편 조성민이 재산을 노리고 최진실이 양육하던 자녀를 외할머니로부터 빼앗아 가려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조성민이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 민법 개정으로 '법원에서 양육의사와 능력, 미성년자의 의사,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가장 적합한 사람을 친권자 또는 후견인으로 지정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신설, 2017년 6월 3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이혼 후 친권자였던 어머니가 사망한 경우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누구와 함께 살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사망한 어머니의 보험금, 예금, 부동산, 자동차 등 상속재산을 성실하게 관리한 후 미성년자가 성년이 되었을 때 그대로 넘겨 줄 수 있는 사람이 후견인 또는 친권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들, 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이  함께 앉아 상속재산 관리와 양육 문제 등을 의논, 공증을 받은 후 법원에 친권자 또는 후견인 지정 신청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