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필위원장인 강화영 노인회장

#백 년 전 흥업리 잔개미에 살던 노모 씨는 돼지와 금수탉이 노니는 꿈을 꾸었다. 이를 예사롭지 않게 여겨 동물들이 놀던 자리를 파보았더니 금광석이 노다지로 나왔다.

소식을 듣고 금을 따러 달려온 사람들로 흥업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세월이 흘러 금광은 폐쇄 되었고 6·25전쟁이 끝난 뒤 다시 금광이 개발되는 일은 없었다. 어떤 곳은 대학교가 들어서 그 자리를 찾기조차 쉽지 않다.

흥업면에 오래 거주한 주민들은 이제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한 때 사람들이 꿈을 캐던 곳을 떠올리며 옛 부흥을 기대하고 있다.

흥업면민들이 지역 역사를 책으로 만들었다. 흥업면소재지종합정비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오세성)는 지난 18일 '금따는 마을 흥업이야기'(이하 흥업이야기)를 출간했다.

도시가 발전하고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사라지는 흥업의 이야기를 주민과 후손에게 남기기 위해서다.

오세성 위원장은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박물관 하나가 없어진다고 한다"며 "지금 세대들이 떠나고 옛 이야기들이 잊히기 전에 흥업의 전설과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흥업이야기는 대한노인회 흥업면분회(이하 흥업면 노인회)를 중심으로 지난 3월부터 9개월간의 취재와 집필을 통해 완성했다. 강화영 흥업면 노인회장이 집필위원장을 맡았고 노인회 회원들과 주민들이 자료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주민들이 잘 몰랐던 전설이나 지명 유래, 마을을 발전시켰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업면의 정체성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천부를 인쇄했는데 전국 공공기관과 도서관, 학교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강화영 회장은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역사를 책으로 만든 것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는다"며 "후손들이 흥업의 역사와 전설을 읽으면서 면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