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상지대 상지영서대 통합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교육부 승인 여부·내부갈등 최소화 과제

상지대와 상지영서대가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빠르면 2019년 3월, 늦어도 2020년 3월까지 하나의 대학으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지대와 상지영서대에 따르면 상지대 정대화 총장직무대행과 상지영서대 김진열 총장직무대행이 지난 8일 통합에 합의했으며 교무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 전체교수회의, 교수협의회 등 대학 구성원들의 결의까지 마친 상태이다. 지난 20일에는 학교법인 상지학원 이사회가 양 대학의 통합을 공식 의결했다.

정대화 상지대 총장직무대행은 "이달내로 통합 신청서를 작성해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 경쟁력 강화…구조개혁 시간 확보
상지대와 상지영서대에 따르면 통합은 대학 경쟁력 강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다. 통합 추진으로 2018년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제외돼 구재단의 농단으로 어려움에 처한 재정상황을 극복하고 구조개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지대와 상지영서대는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조개혁과 특성화 등 체질을 개선하고 부실·분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양 대학의 특성과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제2의 창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 지난 20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열린 ‘상지대 상지영서대 통합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정대화(왼쪽) 상지대 총장 직무대행과 김진열 상지영서대 총장 직무대행.

2019년 3월 목표 통합대학 명칭 '상지대'
지난 8일 양 대학 총장 직무대행은 통합 기본원칙에 합의했다. 통합대학교 명칭은 '상지대학교'로, 통합시기는 2019년 3월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신·입학 전형시기 등을 감안해 양 대학이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특히 통합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지영서대 재적생의 학습권 보호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현재 재직 중인 양 대학 교원과 직원은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신분보장에 합의했다.

상지대와 상지영서대의 통합 기본계획에 따르면 유사·중복 학과를 통폐합하고 지역 맞춤형 융복합학과를 구성, 7~9개 단과대에 재학생 8천226명 규모의 대학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통합추진기구는 양 대학 소속 구성원을 동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법인사무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학사·행정·재정 및 발전계획·학생분과 등 4개 위원회가 만들어진다. 또한 동문, 지역사회, 총학생회, 교수·직원단체 대표,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통합자문위원회와 실무를 담당할 별도의 실무팀을 두기로 했다.

노병철 상지대 기획처장은 "통폐합은 교육여건을 개선해 학교법인의 자주성, 정체성, 설립목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며 "대학 구성원과 동문, 지역사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20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열린 ‘상지대 상지영서대 통합을 위한 공청회’에서 원진섭 상지대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동문·지역사회 협력과 지지 필요" 공청회 개최
상지대는 지난 20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상지대·상지영서대 통합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첫 공청회를 교외에서 개최한 것과 관련, 상지대 관계자는 "원활한 통합을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은 물론. 동문과 지역사회의 협력과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대학 총장 작무대행을 비롯한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 구성원과 동문, 시·도의원, 시민단체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현재 상지대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설명과 통합 추진계획, 발전 방향 등이 제시됐다.

정대화 상지대 총장직무대행은 "양 대학의 통합은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대학민주화의 연장선에서 완성을 위한 것"이라며 "상지대의 미래 전망과 발전 방향을 지역사회와 협력관계 속에서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진열 상지영서대 총장 직무대행도 "통합은 구성원들의 합의와 협력, 소망이 모아지고, 지역사회의 지지가 뒷받침 될 때 가능하다"며 "상지대와 상지영서대가 다시 일어나 대학 민주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 공청회에 참석한 학교 관계자와 동문, 지역인사들이 양 대학의 통합을 지지하는 의미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교육부 승인 여부 내부갈등 최소화 과제
상지대와 상지영서대 통합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교육부가 임시이사 체제에서 통합 결정에 대한 결정권을 인정할지 여부 등 법리적 해결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교육부는 '상지대·상지영서대 통·폐합' 가능 여부에 대한 상지학원의 질의에 현재 임시이사 체제하에서는 학교 존폐에 관한 중요 사항에 대해 의결을 할 수 없어 두 학교의 통폐합이 불가하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정 총장 직무대행은 "이사회는 통합을 승인했지만 교육부와는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통합 결의부터 추진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교육부와 논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내부 갈등도 부담이다. 상지대와 상지영서대의 통합은  지난 2005년에도 논의된 적이 있다. 당시 김성훈 총장이 취임하면서 의지를 천명했고 변형윤 이사장도 통합에 긍정적이어서 멀지 않아 통합논의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결국은 무산됐다.

이에 대해 상지대 모 교수는 "두 개의 대학이 하나로 통합된다는 것은 유사학과를 통폐합 하는 등 결국 몸집을 줄여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고 구성원들의 동의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양 대학 통합에 최대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