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난 2003년 1월 제정된 양성 평등 기본조례를 근거로 성 평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여성친화도시 조성 시행계획과 이행점검 사항을 여성가족부에 제출하는데 지난해에는 67개의 사업을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으로 제출했다. 이 중 16개 사업이 양성평등 정책 추진을 위한 인프라 조성 사업으로 포함됐다. 원주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양성평등 정책들에 대한 시민 인식과 요구 사항 등을 알아봤다.

글 싣는 순서

1. 원주 양성평등 현황
2. 양성평등정책 현황 및 요구
3. 양성평등정책 중장기계획

정규직 전환 시 여성근로자 인센티브 없어
육아휴직 제공회사 재직 근로자 30% 불과
도시 거주자, 취업까지 시간투자 선호 강해

고학력, 경력단절경험 여성…전문직업훈련 요구 높아

원주에서는 원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제외하고는 여성인적자원개발과 관련된 추진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이 여성을 포함하는 기존 사업에 여성친화라는 사업명을 추가한 사례이다. 또한, 노동시장에서 남성이 비해 여성이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지만 여성 구직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나 정규직 전환 시 여성근로자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 등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하는 가장 큰 이유로 남성 취업자는 압도적 다수인 83.7%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생활비 보탬(42.4%)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여성의 취업은 가구 내 주 소득자인 남성의 소득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비취업자를 살펴보면 65.8%는 과거에 일자리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34.2%는 한 번도 일자리 경험이 없다고 답변했다. 각각 남성은 25.5%, 여성은 37.2% 비율이다.

과거 취업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비취업자들이 마지막 일자리를 그만두게 된 이유로 남녀 간의 응답패턴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과중한 업무(16.5%), 정리해고(12.7%), 휴·폐업 또는 도산 (11.4%) 등으로 응답했으나, 여성은 결혼·임신·출산이 44.2%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미취학 자녀 양육(11.5%), 학령기 자녀교육(1.8%), 집안일(6.2%),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회사 분위기(2.6%)를 더하면 임신·출산·육아·가사에 대한 부담으로 일자리를 그만둔 여성은 66.3%에 달한다.

비취업자를 대상으로 얼마나 시급한 취업을 원하는지를 5점 척도로 질문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하는 일자리가 나오기를 기다릴 수 있다가 1점, 최대한 빨리 취업해야 한다가 5점으로 평균값을 냈을 때 남성은 2.87, 여성은 2.01로 전체적으로 양질의 취업을 위한 시간투자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고학력그룹 중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이 직업에 대한 시간투자 선호 경향이 더 강했다.

이는 경력단절 여성 취업지원 정책에서 현재와는 달리 6개월 미만 단기 즉각 취업 중심의 직업훈련보다는 중장기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역량개발 프로그램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비취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녀 모두 신도심 거주자들은 취업까지 시간투자 선호가 강한 반면 농촌지역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즉각 취업을 희망하는 경향이 강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취업지원 인프라를 구축할 때 해당 권역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지적이다.

일가정 양립제도 제공 회사 30%에 그쳐

대표적인 일가정 양립제도라고 할 수 있는 유연근무, 출산휴가, 육아휴직이 제공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임금근로자 비율은 각각 26.2%, 37.4%, 30.6%에 불과했다.

전반적으로 원주시 임금근로자들의 일가정 양립제도 제공 기업 취업률은 30%대로 매우 낮은 상황이며, 일가적 양립제도가 시행 중인 기업에 다니더라도 혜택을 받는 경우는 50% 내외에 그쳤다. 원주시 임금노동자들은 출산과 자녀양육 및 여타 가정 일을 회사 일과 병행하기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돌봄이 요구되는 고령자의 경우 만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정기적으로 나가는 일터나 모임이 있냐는 질문에 60대는 남성 43.8%, 여성 48.5%가 없다고 응답했으나 70대는 남성 6.7%, 여성 13.3%로 감소한다. 남녀 모두 70대에 더 활발한 외부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중 여성이 더 활동적이다.

장애인 또는 거동 불편 노인 가구원과 함께 거주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는 이들이 돌봐주는 사람 없이 지내고 있다에 34.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50%는 가족 구성원이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장애인이나 거동불편 노인이 있는 대다수의 가정이 돌봄을 위한 공적 서비스 또는 민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아, 유아, 초등아동, 장애아동, 장애 성인,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가구 구성원을 마을에서 이웃들과 함께 돌봐야한다는 의견에는 70%가 찬성했으나 자신이 이웃과 돌봄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25% 내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