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주시 양성평등정책 중장기계획 연구용역 최종보고.

원주시가 올해로 여성친화도시 5개년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내년 재지정 신청을 앞두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프로젝트는 비주류였던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공공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여성이 일할 기회를 다방면으로 만들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주시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원주시의 전반적인 양성평등 현황과 정책 및 요구를 파악해 여성의 삶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자 2018~2022년 원주시 양성평등정책 중장기 기본계획 설립을 의뢰했다. 조사는 문헌연구 및 통계자료 분석,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뤄졌다. 설문조사는 만20세 이상 만79세 이하 시민 중 여성 409명, 남성 406명 등 8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글 싣는 순서
1. 원주 양성평등 현황
2. 양성평등정책 현황 및 요구
3. 양성평등정책 중장기계

근로현장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

원주시민 19세 이상 79세 이하 원주 시민 중 취업자는 64.2%로 남성은 72.4%인 반면 여성은 56.6%에 그쳤다. 이는 전국 평균 고용률 차인 20.9%와 비교하면 16.4%로 상대적으로 편차가 적은 수준이었다.

성별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의 경우 20~24세 구간에서 32.4%로 가장 낮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경제활동참가율은 급격히 상승해 40대에 95%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후 완만히 떨어졌다. 반면 여성은 25~29세 구간에서 유일하게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 30대를 전후로 60%대로 떨어지면서 뚜렷한 경력단절 현상을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미취학 아동 육아가 마무리되는 30대 후반부터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데 반해 원주는 초등 이상 자녀양육이 마무리되는 40대 후반에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반등해 상대적으로 원주 여성들이 자녀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종사직업을 살펴보면 여성과 남성 모두 서비스 및 판매조사자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여성이 특히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능원·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직에서는 여성 2.2%, 남성 14.6%로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농림어업과 판매직,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는 남성과 여성이 50% 내외로 균형을 이루었다.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정규직 비율도 성별 차이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10.2%가 비정규직이라고 답했는데 여성은 19.8%로 남성 4.4%의 5배에 육박했다. 남성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부터 비정규직 비중이 컸지만 여성은 30대에서 31.8%로 최고 수치였다. 특히 자녀가 있는 맞벌이 여성 비정규직은 33.3%로 가장 높았다.

취업자는 평균 주 48.2시간을 근무하는 가운데 남성이 51.2시간으로 여성보다 7시간 가량 길었다. 또한, 맞벌이 부부가 홑벌이 부부보다 4시간 가량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맞벌이 부부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36시간 미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 중에서 여성 비율은 대부분 연령층에서 남성보다 많았으며, 특히 출산육아기인 30대 연령층에서는 80.5%로 압도적이었다. 단시간 근로자 중 16.7%는 육아 및 가족 돌봄 때문에 단기 근로를 택했다고 응답했다.

▲ 원주시 성별·직업별 종사자 비교.

초등자녀 돌봄기관 취약

원주시 0∼6세 인구 2만592명 중 보육시설·유치원 이용률은 76.3%이다.
원주시민의 주간 미취학 자녀 돌봄 실태를 살펴보면 어린이집·유치원이 76.4%이며, 20%는 본인 또는 배우자가 돌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맞벌이 가구는 홑벌이 가구(68.2%)에 비해 시설보육을 이용하는 비중이 90%로 현저히 높았다.

거주지역 별로는 부모 돌봄 비중이 농촌(25%)이나 도농복합지역(27.5%)에서 높게 나타났다. 가구소득별로는 하위 소득계층일수록 시설보육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부모가 돌보는 비중은 중위소득 계층에서 20%대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취학 연령인 초등학생 돌봄은 방과후 초등 돌봄교실과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이용률은 3.8%로 지역별로는 구도심 지역이 가장 이용률이 높았으며, 농촌지역에서도 7%대의 높은 이용률은 보였다.

원주 초등 취학생 1만9천103명 중 방과후 돌봄교실은 현재 5개교에서 500여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으며, 지역아동센터 720여명, 태장동 위스타트 원주마을 300여명 등 1천500여명인 7~8%만이 돌봄시설을 이용하고 있어 취학아동에 대한 돌봄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자신 위한 돈도 적은 여성

원주 여성취업자 월평균 소득은 179만원으로 남성 275만원의 65.2%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소득자체가 적은 19∼29세와 70대에서 임금격차가 가장 적었으며, 출산육아기에 해당하는 30대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복귀하는 40~50대에서는 60%초반 수준으로 격차가 가장 컸다.

남녀가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재량사용금액은 월 평균 39만7천400원으로 남성은 43만2천900원, 여성은 36만2천200원으로 7만700원 차이가 났다. 이는 전국 평균 차인 12만1천900원에 비해 격차가 적었다. 경제·사회적 배경에 따라 재량사용금액이 적은 그룹은 농촌 여성으로 12만원을 지출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남성 농촌 거주자도 33만9천원으로 남성 평균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응답했다.

일하고 싶은 여성·육아하고 싶은 남성

일상생활 시간활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 가사 시간, 돌봄 시간, 자기개발 및 여가시간, 생리적 시간 등 일반적인 평일 하루에 사용한 시간을 질문했다.

전체적으로 남성은 일하는 시간이 여성은 가사 시간과 돌봄 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경우 여가 및 휴식시간은 남성이 여성보다 1시간 가량 많았으며, 가사 시간은 경제활동 여부와 무관하게 여성이 더 길게 활용하고 있었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와 돌봄에 활용하는 시간이 긴 만큼 여가에 활용하는 시간은 짧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이 가족 돌봄 활동을 위해 시간을 희생하는 것은 노동시장 참여 및 동등한 경제적 자립에 대한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시간활용에 대한 요구를 살펴보면 남성은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돌봄 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했으나 여성은 돌봄과 가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맞벌이 가구 여성은 돌봄 시간을 늘리고 싶고, 홑벌이 가구 여성은 돌봄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답했다.

여전히 제약적인 여성의 사회진출

사회관계를 묻는 질문에 원주시민의 90.3%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가족 외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척 또는 친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남녀 모두 20대 94.4%의 응답률을 보인 것이 비해 60대와 70대에서는 각각 10%씩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남성이 5.96명으로 여성 5.12명보다 많았다.

사회활동의 경우 지난 1년간 친목회 가입 경험이 없는 여성은 48.8%였으며, 지역 공동체 활동 참여는 여성 7.3%, 남성 11.8%, 행정연계활동 여성 4.9%, 남성 7.9%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단체 활동 경험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원주시 5급 이상 여성 공무원은 2014년 10%에서 2017년 18.3%로 증가했으나 전국 여성친화도시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이 9.4%인 반면 현재 원주시 4급 이상 여성 관리직은 없다. 주민자치위원회 여성위원 비율도 2014년 21.4%, 2015년 22.3%, 2017년 27.3%로 증가 추세지만 여성 이장은 13.9%이며, 여성 이장이 없는 면지역도 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