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열 상지영서대 총장직무대행을 지난 21일 만나 대학 정상화에 대한 구상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포용과 화합으로 구성원들을 하나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김 신임 총장직무대행은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와 테크니컬 칼리지(Technical College)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 지역사회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2013년 퇴직 후 4년 만에 다시 대학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 상지영서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듯이 제게는 한 발 물러서 애정을 가지고 대학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우리대학의 발전과 성공이 내 인생과 직결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상지영서대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첫째, 신입생 모집 100%를 달성해야 합니다. 입학적령 인구 감소가 심각하지만 구성원들과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요.

둘째, 지난 4~5년간 대학의 행정과 운영이 상당히 후퇴했습니다. 김문기 씨의 정신을 정규과목처럼 만들어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개인 우상화가 있었고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 직원을 교수로 임명하는 등 사적인 필요에 의해 공정성과 합리성을 요구하는 교육과정과 학사행정이 유린되고 왜곡됐어요. 그런 부조리를 청산해야 합니다.

셋째, 분화되고 갈라진 교직원사회를 화해와 일치로 회복해야 하는 것도 풀어야 할 주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구재단 복귀 후 총체적 부실로 저조한 입시 및 학생 감소 등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원칙을 준수하면서 개혁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법인의 행정감사 결과에 따라 진상조사와 개혁을 병행할 생각입니다. 신상필벌주의로 차등화 정책을 운용, 헌신과 희생이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무엇보다 신뢰와 존중으로 품격 있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자 합니다.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구재단의 복귀 시도가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이 학내외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학교 운영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이는데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신지?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구재단이 취해 온 학교운영의 한계를 직접 체험했습니다. 민주적 대학운영과 폐쇄적이고 독선적인 대학운영의 차이를 직접 깨달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구성원들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추동하기위해 보다 섬세하고 인간적인 민주화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신뢰와 존중으로 대학 운영 … 구성원 하나로 만들 것   
지역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일 모색

구재단에 맞서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상처가 깊고 여전히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봉합할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어요. 구재단에 협력했던 분들 중 대다수는 김문기 씨가 좋아서라기보다 탄압을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끌려간 측면이 있어요. 달리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다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일부 젊은 교수들은 과거 구재단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구재단 복귀 반대운동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구재단을 겪고 난 지금에는 이제야 알겠다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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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들 모두를 함께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공정성 회복과 신뢰와 존중으로 대학을 운영해 갈 것입니다. 그러면 분명히 하나로 일치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실무중심의 실용교육으로 일반대학과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사회맞춤형 사업 확대를 통해 전문대학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과거 수차례 미국을 방문해 전문대학을 연구한 일이 있습니다.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의 경우 이민자들이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언어, 직업, 이직준비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6개월부터 1, 2년까지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면서 상급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통로의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테크니컬 칼리지(Technical College)는 좀 더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는데 경쟁력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전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에 맞춰 대학의 역량과 활동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우리사회의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커뮤니티 칼리지와 전문직업교육기관인 테크니컬 칼리지의 특성과 장점을 녹여내며 기업도시와 혁신도시가 원주에서 정착하고 발전하는 일에 기여하는 대학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역대학으로서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신지?
우리대학은 '생명중심' 특성화대학입니다. 생명문화는 우리 원주의 특성화된 지역문화이며 미래적인 담론이기도 하죠. 협동적인 가치와 연대는 촛불혁명에서 확인된 우리사회의 지향입니다.

시민사회와 더불어 참여와 연대로 지역의 시민사회와 늘 함께할 것입니다. 지역에 기여하고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릴 수 있습니다.

끝으로 원주시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상지영서대학은 어느 도시 어느 대학 보다 지역 토착형 대학으로 자리잡아왔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대학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왔습니다. 이제는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이며 민주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큰 애정으로 지켜봐주시고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대담: 오원집 편집국장
정리: 김민호 기자  

김진열 총장직무대행

김진열(65) 상지영서대 총장직무대행은 환경과 생태, 생명미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역에서 화가나 교수 외에 시민운동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친 인물이다.

강릉이 고향으로 광성고와 홍익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조선일보 편집부를 거쳐 1987년부터 2013년까지 상지영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상지영서대 교무처장, 원주환경운동연합 의장, (사)강원민예총 원주지부장을 지냈다.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작가로 강원민족미술상과 박수근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우산동에서 생활그림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은 부인 이정숙(61) 씨와 2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