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 SRF열병합발전소 건립이 기정사실화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근 건립을 승인한 것이다. 환경부 통합관리허가 절차가 남긴 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해 마무리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주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순탄하리란 전망이다. 원주시에서 건립을 적극 옹호해왔기 때문이다. 반대대책위는 범시민 반대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 승인이 난 만큼 여론전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지속돼온 찬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흘러간다. 
 

 시계를 되돌려 2010년으로 가보자. SRF열병합발전소 논란의 발단은 화훼단지였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원창묵 시장은 그해 12월 화훼단지 조성사업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수도권 화훼농가들이 이주할 처지에 놓이자 원주로 유치하기로 했다. 유인책으로 저렴한 열에너지 공급을 약속했다. 원주기업도시 내 한국중부발전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열에너지를 화훼농가에 공급하기로 했다.

 화훼단지 협약식에는 수도권 화훼영농조합법인 조합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열에너지 공급관로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별도의 SRF열병합발전소를 짓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때부터 논란이 본격화됐다.
 

 원주시가 수도권 화훼영농조합법인과 협약을 맺은 지 7년이 지났다. 그러나 화훼단지는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SRF열병합발전소는 내년 중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된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얘기다. 화훼단지를 위한 SRF열병합발전소가 아닌 SRF열병합발전소를 위한 화훼단지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또한 원주시는 지정면 보통리와 신림면 송계리에서 추진되던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반대해 무산됐다. 지역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였다. 반면 문막은 지역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쳤다. 손익을 따졌을 때 이익이 크기 때문이란 이유를 댔다. 이 대목에서 반대대책위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대책위와 환경단체 등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환경오염과 그로인한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가장 크다. 완벽하게 시설을 갖추더라도 오염물질을 100% 차단할 수는 없다. 그런데 지역주민들은 별로 얻을 게 없는 데다 후손에게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굴뚝을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남은 과제는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제도화 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시 배출허용기준을 법정기준치보다 대폭 강화하기로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담보를 제시해야만 시민들을 일정부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주객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화훼단지 없는 SRF열병합발전소는 그야말로 지탄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SRF열병합발전소 논란도 원주의 역사이다. 두고두고 곱씹으며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찬반 논란을 떠나 '숙의' 과정이 실종된 아픈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