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정례회를 앞두고 실시한 의정연찬회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의회 내부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가 시의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회 내부에서는 사소한 불만에서 비롯된 단순한 해프닝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의회 운영과정에서 쌓인 의원들 간 갈등이 연찬회를 통해 불거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포항과 울산으로 2017 하반기 의정연찬회를 다녀왔다. 7대 시의회 마지막 정례회를 앞두고 의정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런데 지난 13일 의회모임방에서 열린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유석연 시의원은 의정연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의회 내에도 넓은 회의장이 있는데 굳이 멀리까지 의정연찬회를 다녀 올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일순 분위기가 경직되자 박호빈 의장이 간담회 자리라는 점을 주지시키며 이후 논의하자고 유 의원을 만류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초청 강연료 지출만으로 충분히 가능한 연찬회를 굳이 포항과 울산까지 가서 하면서 시의회가 시민 세금을 낭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굽히지 않았다.

원주시의회가 타 지역으로 의정연찬회를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만 보더라도 2015년 속초·양양으로 의정연찬회를 다녀왔고 원주에서 호텔을 빌려 연찬회를 가진 일도 있다. 문제를 제기한 유 의원은 이번 연찬회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의 발언이 있자 이성규 시의원도 이번 연찬회 진행과정에서의 불만을 토로했다. “집결 시간에 조금 늦은 자신을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출발시켰다”는 항변이었다. 이 의원은 특히 출발 당일 특정 의원의 지각으로 30분 이상 지연 출발한 것을 거론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유 의원과 이 의원은 발언 후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떠났다.

연이어 의정연찬회와 관련 불만이 제기되자 황기섭 시의원은 “연찬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은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시의회와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못 한 행동”이라며 “간담회 내용과 관련 없는 발언에 대해서는 적극 개입해 자제시켜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타 지역을 방문, 다양한 사례를 보고 의원들이 견문을 넓히는 것도 의정연찬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순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며 “유 의원의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해당 자리에서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